오자히르
번역가
단순한 삶 속에서 지혜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사람
이방인의 기쁨과 슬픔
아침이면 그리스, 이집트, 프랑스인과 함께 요가를 한다. 오후에는 미국, 브라질, 러시아인 엄마들과 아이들 플레이 데이트를 한다. 아이는 학교에서 이탈리아와 스위스, 이스라엘과 중국, 미국과 브라질 혼혈인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듣는다. 어디를 가도 한국인은 우리 가족뿐이다. 낯선 나…
그리스인 조르바, 나로 살아갈 자유
푸른 에게해를 바라보며 『그리스인 조르바』를 다시 읽었다. 따사로운 봄날, 그리스 섬의 이름을 하나하나 읊으며 여행지를 고르는 것만큼 천국에 데려다 놓는 기쁨은 없었다. 크레타를 선택한 건 조르바 때문이었다. 삶을 머리로 이해하기보다, 직접 부딪히고 온몸으로 살아낸 사람. 오래전 책 속…
낯선 이를 사랑하는 마음, 필로제니아
그리스어 중에 필로제니아(philoxenia)라는 단어가 있다. ‘사랑하다’를 뜻하는 ‘philo’와 ‘낯선 사람, 외국인’을 의미하는 ‘xenos’가 결합해 ‘낯선 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의미한다. ‘환대’라는 한 단어로 간단히 번역할 수 없고, 경험으로 배워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단어…
자기 삶의 예술가들
사진과 글로 기록하는 걸 좋아한다. 삶이 너무 소중하다는 걸 어릴 적부터 느낀 듯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써온 일기장, 중학교 시절 독후감, 대학 시절 사진 동아리에서 찍었던 필름 사진에는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기록하는 습관이 쌓여 받은 선물이 있다면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
바다가 내게 가르쳐 준 것
그리스는 바다의 나라다. 눈부신 윤슬과 잔잔한 물결, 파란 물감을 풀어헤친 듯한 색. 서양 문명의 발상지, 올림픽, 신화로 기억되는 나라지만 지금 이 순간 생생하게 살아있는 바다 앞에서는 잠시 힘을 잃어버린다.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리스에서 철학이 탄생한 이유를…
단순한 삶의 기쁨
겨울의 차가운 공기는 정신을 맑게 해준다. 불필요한 건 모두 가라앉고, 필요한 것만 남는다. 봄과 설렘과 여름의 소란, 가을의 아름다움도 지나가고, 오직 고요함만 남는다. 겨울은 하얀 눈처럼 깨끗이 마음을 비워내고, 나를 돌아보기 좋은 계절이다. 그리스에 온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
하루 1명 감동 주기 습관
7년 전 어느 습관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다. 21일 동안 좋은 습관을 함께 실천하고 공유하며 매일 피드백을 받았다. 독서와 운동, 목소리 낭독, 명상, 10분 정리, 플래너 기록 등 여러 목록이 있는데, 내 삶을 가장 많이 변화시킨 습관이 있다. 그건 바로 ‘하루 1명 감동…
마라톤에서 아테네까지
‘Authentic’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진정한, 진짜의, 정통의’를 뜻하는 이 단어는 쉽게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바로 세운다'는 고대 그리스어 ‘authentikos’에서 유래했다. 본질에 가깝고 스스로에게 진실하며 믿을 수 있는 것. 세상에 흔하지 않아 더 …
사랑이 전부다
10개월 만에 한국이다. 모국이 여행지가 되니 기분이 색다르다. 그리스와 한국은 직항이 없고 아이와 단둘이 14시간 장거리 비행이지만 마음이 설렜다. 가족에게 줄 선물을 한가득 캐리어에 싣고서. 10월의 어느 가을날, 남동생 결혼식에는 마법처럼 비가 그쳤다. 자연 속 맑은 공기와 바람은…
따뜻한 무관심, Let Them
"아이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요. 아이가 하고 싶은 걸 하도록 내버려두세요!”(Kids are not supposed to be what we want. Let them do what they want!") 지난 여름방학, 아이의 수영 강습에서 그리스인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