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리
N잡러
세 명이 한 가족, 섬에 살아요. "좋은 일 하시네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 업종에 종사하고 있어요. 주위를 둘러보며 걷기를 가장 좋아해요. 때로는 영화를, 소설을, 친구의 이야기를 걸어요.
무풍지대
어느새 2025년 하반기의 첫 달도 후반에 접어들었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작심삼일은커녕 12월이라고 해서 한 해를 돌아보지도, 1월을 맞이하며 새로운 계획을 세우지도 않는다. 이루고 싶은 일이 없어서일까? 뛰어난 사람이 되기를 포기했기 때문인 걸까? 매주 두 장씩 사보아도 결코 …
걸어서 걸어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한 건 임신 사실을 알고 3개월쯤 지난 뒤였다. '다시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니 좀 거창한 느낌이 들지만 한동안은 글자로 내 생각을 표현하는 일이 드물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다. 당초에는 내 생애 처음 겪어보는 (아마도 마지막일) 임신과 출산, 육아의 경험을 …
여름의 트로피
가을의 문이 슬며시 열린다는 2025년 8월 7일이 지나고 얼마 후 퇴근길이었다. "아, 이제 좀 살 것 같다. 바람이 꽤 시원해졌네요."라는 내 말에 동료는 "하지만 아직 29도가 족히 넘어요. 그렇잖아도 많은 사람들이 날씨가 시원해졌다고 말하지만 사실 아직은 30도를 오가는 더위거든…
10 괴로움 = 1 덕질
좋은 마감메이트가 여러 명 생긴 이후, 되도록 거르는 일 없이 격주로 발행되는 뉴스레터에 글을 싣고 있다. 매번 공개일기를 쓰는 기분이라 누군가 내 글을 선택하여 보기는 할지, 만약 읽었다면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독자를 위한 글쓰기를 하고 있지는 않다. 포포포는 …
눈부시게 빛나는 연휴를 보내며
긴 연휴가 지났다. 몇 년 전부터 수많은 직장인이 손꼽아 기다렸다는 2025년 추석 연휴였다. 개천절인 10월 3일 금요일을 시작으로 10월 10일 하루만 휴가를 내면 열흘 가까이 내리 쉬는 꿈의 연휴에, 나 역시 유급 휴일을 조금은 즐기는 반쪽짜리 직장인일 줄은 미처 몰랐다. 모처럼 …
우물쭈물하다가는 후회합니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 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은 오역)"어느 곳을 향해서 배를 저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어떤 바람도 순풍이 아니다." (몽테뉴의 명언, 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건 진짜일까?) 이 두 문장이 나를 사정없이 두들겨 팰 때면, 나는 소…
말이 많을 나이, 24개월
우리 집에 같이 산지도 어느새 2년이 넘은 어린이, 요즘 울음이 줄었다. 사실 줄곧 우는 것만 아니라면, 그의 우는 얼굴을 보고 실없는 웃음이 종종 나오기도 했는데, (나의 엄마는 내 우는 얼굴이 귀여워서 일부러 울리기도 했다고 했다) 최근에는 그 일이 줄어들고 있는 거다. 대신 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