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두 달 전 마지막으로 아르바이트를 끝내며 마지막으로 글을 쓰고, 또 다른 것들로 바쁜 나날들을 보내며 두 달만에 글 쓰기 창 앞에 앉았다.
두 달 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던가 돌아보자면 크게 네 가지 정도의 사건들이 있었다.
우선 피아노, 정말 배우고 싶던 피아노를 배웠다. 사실은 방학 동안 즐길 취미로 생각하고 2달을 하고 싶었는데 한 달 혹은 세 달 과정이 있어서 세 달 과정을 등록했었다.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더 재미있어서 최근 한 달을 추가 결제한 상황이다. 내 여건 상 취미에 한 달 20만원의 거금을 투자하기란 쉽지 않은 결정이었는데, 지금 연습하고 있는 노래를 끝마치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컸던 것 같다. 이번 학기도 역시나 무지 바쁘지만 그 속에서 어떻게든 시간을 내어서라도 연습하려고 머리를 굴려보는 스스로의 열정을 자각하자 추가 등록을 해야겠다고 결정했다.
그 다음으로는 방청소 ! 이사를 온 지 이제 2년 반 정도가 흘렀는데 여전히 풀어보지조차 않은 박스가 몇 개 있었다. 2년 반이라는 시간을 살아내면서 급하게 쌓아둔 짐들까지 추가되어 집 풍경을 바라볼 때면 내 마음이 더 복잡해지는, 그야말로 내 무의식 에너지를 갉아먹는 원인이었다. 하면 할 것 같은데 현생을 살아내고 있는 나에게 그 짐들은 너무나도 거대해보여 도무지가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난 뒤에도 같았다. 오늘은 정말로 ! 점심 먹고 정말로 ! 나갔다 와서 정말로 !!! 나름 비장했던 결심이 무색하게도 짐들의 코앞에까지 갔다가 에휴 하며 못 본 척 뒤돌아서기 쉽상이었다. 그렇게 약 일주일을 쉬다보니 나도 모르게 에너지가 충전되었는지 그 날은 진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밤새 짐들을 풀어헤치고 짐들을 분류하고 가방 하나하나가 비어갈 때마다 뿌듯함을 느꼈다. 개강한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시점에도 아직 정리되지 못한 구역들과 마지막 짐 가방 하나가 남아있지만 이번 연휴에 꼭 처리하리다 마음 속으로 열정 있게 외치고 있다.
학교 적응 ... 정말 웃기게도 나는 20학번이다. 그런데 아직도 학교에 적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 황당하면서도 이러한 황당한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고 있는 내 자신이 꽤나 기특하다. 20학번은 코로나 학번으로 유명한, 입학부터 전면 온라인이었던 학번이다. 약 3학기를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1년 반의 휴학을 했다. 출석이 지대한 중요도를 가지는 대학교와 사실 시험만 잘 치면 장땡이었던 고등학교의 근본적인 차이점이 맨날 결석하고 조퇴하고 시험만 잘 쳐도 좋은 학생이 되었던 삶을 살아온 나에게 이러한 대학교 시스템에 적응하는 것이 참 어려웠다. 수업 시간에 일어나지 못 했고, 피곤한 날이면 일어나더라도 다시 누워버리기 일쑤였다. 그렇게 시험은 1등 해놓고 결석으로 F를 받은 과목이 여럿되었다. 공부는 재미있는데 정해진 시간에 해야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참 고통이었다. 그럼에도 성실과 시간 준수는 이 사회에서 당연한 미덕이라고 생각하며 어떻게든 바꿔보려했는데 3학기를 무수히 실패하고 나니 내 자신이 이렇게 기본적인 것도 하지 못 하는 의지박약에 게으른, 흔히 말해 글러먹은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휴학을 하고 반년 정도씩 회사를 3군데를 다녀보았는데 지각도 결석도 없고 잘 일어나지더라는 것이다. 나는 생각보다 돈을 번다는 행위에 꽤 진심이다. 약 10년간 아르바이트를 쉬지 않고 해오며 결석한 적은 없었다. 어찌되었든 학교와 정을 붙이는 게 우선이지 내가 글러먹은 사람은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그렇게 학교에 다시 돌아왔는데 학교만 가면 배가 아프고 그냥 등교하는 날이면 내내 머리가 아프고 기운이 빠지고 몸살이 오고 열이 나며 오한이 들었다. 밥은 먹어도 체하고, 배고픈데 헛구역질이 나는, 말 그대로 온 몸이 학교를 거부하는 탓에 나는 세 번이나 복학했다 중도 휴학을 결정했다. 그만큼 나는 적응하고자 달려들었고, 실패하자 포기했고, 또 다시 힘을 모아 도전했던 것이다.
일반휴학으로 가능한 3년을 다 써버린 나는 어떻게든 학교를 다녀보고자 두 학기는 온라인 수업 위주로 들었다. 그러다보니 학교 시스템 - 매일 나오는 과제, 정해진 시간에 수업에 참여하기 - 를 서서히 익혔다. 그렇게 이번 학기를 맞이했는데 여전히 월목은 온라인이라 학교를 가지 않지만, 화수금은 학교를 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 건물이 어디인지, 지름길이 어디인지, 화장실과 정수기는 어디에 있는지, 공인출석계는 어떻게 내는지, 교내 식당의 브레이크 타임은 언제인지를 차차 배워가고 있다. 하지만 ! 정말 사실 진짜 너무 힘들다. 그럼에도 꼭 졸업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기에 어떻게든 적응을 해나가고 있는데, 낯선 환경에서 이리저리 하느라 소모되는 시간 탓인지, 시간표를 영 잘못 짠 탓인지, 과제를 할 시간 관리가 안 되는 것인지 하루에 한 끼도 겨우 먹는 날들이 많더라는 것이다. 그렇게 피부도 뒤집어지고 배는 늘 아프고 내내 어지럽고 두통에 시달린다. 잠은 그래도 7시간 정도 자려고하는데 이상하게 몸이 너무 이상하다. 연휴를 기점으로 바쁘더라도 내 몸을 살피는 코드를 꼭 삶에 넣어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이러한 와중에도 예 ~ 전부터 하고 싶던 전공 관련 IT 동아리를 준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매주 나오는 과제, 매주 토요일 13~17시의 세미나, 숏커톤, 롱커톤 준비 등 학업만으로 벅차지만 이 동아리가 나에게 주는 성장의 기회와 그 속에서 느끼는 즐거움이 있는 탓에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 나를 더 바쁘게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바빠지는 것 이상으로 원동력이 되어준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학교 사람들과 안면을 트면서 이 캠퍼스에 아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캠퍼스에서 기빨리기 현상 (?) 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나는 몰랐는데 사람을 참 ..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회고가 중요한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일테지만, 바쁜 삶 앞에서는 하염없이 후순위로 밀리게 되는 것 같다. 사실은 회고로부터 얻는 힘과 깨달음이 우선순위의 것들을 더 잘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긴급한 일만 우선이 아니라, 중요한 일도 우선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고, 연휴 이후에도 내 삶을 잘 되돌아보며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

보미겨우리
건강 검진
아들이 새로 이직한 회사에서 본인과 부모님도 건강 검진을 해준다고 신청하라고 한다. 나는 벌써 검진을 했고 결과도 받았기에 남편만 신청하기로 했다. 다 서울에 있는 대형 병원들이라 날짜를 예약하여 올라가야 한다. 6곳 중에 1곳을 선정하고 신청해야 한다. 12월 안으로 검사를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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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부터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다.몸도 무겁고 잠만 계속 오고.오전수업은 어찌저찌 했는데.결국 저녁수업을 못 갔다.이제는 몸이 아프면 모든 것이 귀찮다.건강관리에 더 신경써야겠다
건강검진
오늘은 대구에서 건강검진도 하고서문시장가서 옷원단도 사고동인동찜갈비도 머고,경주가서 피어싱도 했다.운전하느라 고생한 신랑도 고맙다.
시간이라는 것 - 삶이라는 것
드디어 ... 주 7일의 삶을 끝내게 되었다. 1년 넘게 해오던 아르바이트 마지막 근무를 끝냈다.이제 좀 쉬어볼까 - 방학이 3주 남은 시점에 내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어 참으로 다행이다.남은 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 지 고민하는 동시에 다음 학기 수강 신청을 했다. 졸업을 최대한 앞…
휴직 첫 목표를 '건강'으로 한 건 정말 잘한 일
육아휴직에 들어가며 직장이라는 설국열차 밖으로 나간 이후, 처음으로 세운 휴직의 목표는 '몸을 제대로 만들어 보자'였어요. 멀리 복직 후를 바라보고 시작한 건 아니었지만, 돌이켜보니 '정말 이 시기에 체력을 최대한 확보해두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복직 후의 힘든 일상을 버티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