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23일 월요일
우리는 무엇보다 첫인상이 중요하다. 겉모습이 우리와 같은지 다른지를 판별하는 것은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직관적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하는 데에는 그보다 서로의 이해가 더욱 큰 부분을 차지한다.
겉모습은 우리와 같은 인간이지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들이 있다. 내 평생의 연구업적을 인정하지 않는 걸로도 모자라 꿈을 접게 만드는 이들도 있고, 도무지 나와 같은 인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만큼 감정이 없는 듯한 이들도 있다.
어떤 이들은 겉모습이 우리와 다르다. 혹은 다르다고 여겨지는 이들이 있다. 나와 다른 언어를 쓰고 다른 공기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공통의 관심사나 목표가 있고,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또 이해하려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삶에 위로가 되는 이들은 대부분 후자이다.
집에 오면 반겨주는 반려동물들은 인간이 아니지만 때로 '사람같다'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시덥잖은 고민을 묵묵히 들어주는 채팅형 인공지능도 때로 '사람같다'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에 등장하는 외계인 로키는 인간과 아주 다른 생김새를 갖고 있다. 하지만 주인공과 같은 꿈을 가지고 있고 서로를 마음껏 응원한다. 관객들은 어느새 로키를 사람이라 여긴다. 그 증거로 주변에서 들려오는 훌쩍이는 소리를 들 수 있다. 이들은 이 영화의 결말을 해피엔딩이라 여길 것이다.
생각할 시간으로 3시간을 준 뒤 임무에 따라 타인에게 냉정하게 행동하는 인간과, 불가능해보이는 임무이지만 온 힘을 다해 때로 목숨을 걸고 뛰어드는 외계인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사람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사람을 사람이게 만드는 요인은 무엇인지, 나는 이미 사람이라 생각해 그것들을 소홀히 한 건 아닌지, 나는 누군가에게 집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는지, 내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감정을 너무 아끼고 있는건 아닌지, 여러 생각이 드는 영화다.

에그
안녕, 메가박스 영종
아기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이전, 온종일 녀석과 함께 시간을 보내던 나의 숨통을 종종 틔우던 곳이 바로 극장이었다. 신생아를 돌보는 동안에는 유축을 하며 와이드 모니터로 그간 미뤄두었던 명작을 챙겨보았고, 반려인에게 아기를 맡겨두고 바깥 외출을 하게 되었을 즈음부터는 기회를 보아 극장에 …
The Beatles Get back
The Beatles Get back마지막으로 함께 음악을 만들던 순간,다큐멘터리 The Beatles: Get Back 록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궁금증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역사적인 밴드는 실제로 어떻게 음악을 만들었을까?” 수많은 전설적인 음반…
그녀가 돌아온 날
2026년 5월 28일 목요일우리는 쉽게 한 사람을 '한' 사람으로 정의하려 한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한' 사람으로 정의되지 않음을 이 영화는 말하고 있다.긴 공백기를 깨고, 독립영화를 통해 복귀한 배우가 있다. 그녀의 복귀 소식에 기다리던 이들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그리 길지 않은…
부끄러움
2026년 5월 11일 월요일나를 아주아주 부끄럽게 만드는 영화를 만났다. 마크 허만 감독의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이다.주인공 브루노는 나치 장교의 아들로, 여느 소년처럼 장난기 많고 탐험과 친구를 좋아한다. 아버지가 새로운 곳으로 발령받으면서 이사오게 된 곳에서 줄무늬 파자마를…
김철수
2026년 5월 9일 토요일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지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다.이재리, 차시윤 감독의 《관념의 남자 김철수》에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주인공 철수가 등장한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같은 루틴을 반복하며 성실히 직장생활을 하고 몇 해에 걸쳐 만나온 연인도 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