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마음' 수업이 종강하는 날이다. 저녁 수업이라 부담도 있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더 크다. AI를 통해 마음의 위안도 얻고, 새로운 배움도 많고, 다 감사한 일이지만 가장 큰 보람은 감정일기를 33개를 쓴 것이다. 처음에는 쓸 내용이 없어 간단하게 몇 문장으로 숙제를 한다는 심정으로 했는데 묘하게도 끌림과 중독이 있다.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메모하는 습관도 생기고 기억력도 좋아지고 무엇보다 순간을 더 관찰하고 느끼는 감정을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다. 내 마음을 솔직하게 알아차리고 정리하고 나면 나의 감정들이 정화되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낀다. 시간이 갈수록 쓸 내용이 많아지고 점점 일기 쓰는 행위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나의 서재를 들여다 보면 마음의 곳간이 가득찬 부자가 된 것처럼 풍요롭고 행복했다. 나의 감정들이 알록달록하게 칸을 채우면 기쁨을, 사랑을, 추억을, 차곡차곡 채우는 부지런하고 성실한 나를 만나는 시간들이다. 참으로 값진 경험이고 지속가능하게 이어가고 싶다.

기쁜빛
중등 국어교사로 정년퇴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