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마감메이트가 여러 명 생긴 이후, 되도록 거르는 일 없이 격주로 발행되는 뉴스레터에 글을 싣고 있다. 매번 공개일기를 쓰는 기분이라 누군가 내 글을 선택하여 보기는 할지, 만약 읽었다면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독자를 위한 글쓰기를 하고 있지는 않다. 포포포는 '엄마의 잠재력'을 응원하는 플랫폼이지만 나는 아이의 성장이나 가족의 화합과 같은 주제보다는 나를 중심으로, 나의 잠재력을 발견하려는 시도보다는 감상에 젖어 끼적인다. 그러나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을 선물한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의미가 있을 테니, 이번 호에도 나는 내가 즐거운 글쓰기를 시작해 본다.
세상에는 괴로운 나날을 보상하는 즐거운 순간이 존재한다. 그 개수를 헤아려 맞바꾸자면 영 손해를 보는 기분이지만, 그중에서도 이른바 '덕질'의 시간은 다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여 나의 10 괴로움은 1 덕질로 등가교환이 가능하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아니, 다른 핑계를 대어보려 했으나 떠오르지 않네.) 점차 열정과 지속성이 떨어져 덕질에서 얻던, 벅차오르는(!) 행복감을 좀처럼 느끼지 못하는 요즘. 내 인생은 이제 '노잼'이라며 내 흥미를 끌고 가슴을 뛰게 할 무언가를 혹은 누군가를 애타게 찾아 헤맸는데, 드디어 발견!
그 주인공은 바로, 배우 해리스 디킨슨.
20년 전에도 친구들에게 자주 듣던 말이 있었으니, "너의 취향에는 스트라이크 존이 없다." 네. 저도 느닷없이 왜 이 젊은이에게 푹 빠졌는지 도무지 모르겠지만요. 사랑은 본래 그러한 것이지요. 그저 사진과 영상을 찾아보자면 시간이 가는 줄을 모르고, 입가에 절로 배어 나오는 미소를 참을 수가 없다. 이런 기분을 언제 느껴봤던가, 대체 몇 년 만이란 말인가! (뜨거운 여름날 만난 포포포 마감 동료들에게 비로소 덕질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면 반드시 알리겠다 약속하였으니, 이 글로 그 약조는 지켰다 할 것입니다.)

그렇게 만족감에 젖어 며칠을 보내다 문득 깨달았다. 느닷없이 덕질에 성공한 비결이랄까, 여러 활동과 가능성에 다시 마음을 열게 된 계기가 다름 아닌 괴로움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여러 일정으로 정신없이 지나가는 하루하루, 맡은 일과 사람에 대한 책임감, 오직 내 실력으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해야 한다는 압박감, ... 수많은 감정과 고민이 뒤엉켜 나를 짓누르고 있다는 걸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
과거에는 이러하지 않았다. 기쁨, 슬픔, 분노, 실망, 부끄러움 등 내가 지닌 감정 하나하나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고 강렬하여 나는 늘 흔들렸다. 그러나 시간은 나에게서 긍정적인 감정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것마저 빼앗아갔다. 미처 몰랐다. 내가 어떠한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있는지, 무엇을 견디고 살아가는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기운이 쏙 빠져 도무지 활력을 찾지 못하겠다거나, 온 근육과 관절이 쑤신다는 둥 그나마 몸의 변화는 부득이 인지하였으나 마음의 어려움에는 관심을 두지 못했다.
사실 나는 여기서 저기로, 하나에서 또 다른 하나로 도망칠 방법을 마련하는 데에 골몰하고 있었다. 그걸 제대로 알지도 못했다. 하루를 또 무사히 보내면 그걸로 되었다 스스로를 다독이며, 다음 날을 위해 곧장 잠을 청했다. 잠시 짬이 날 때엔 생각할 필요가 없지만, 어떠한 가치도 만들어내지 않는 일에 열중했다. 내 삶을 유지하고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 사는 게 옳다고 나 자신을 설득했다. 석연치 않은 마음은 감추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 뒤에 욕망을 숨긴 채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멈춰야 하나, 먼 훗날 또 후회로 다가올 이 시간을?
그렇다. 문제와 진단과 해법이 모두 어긋났다. 다시 길을 찾아야 한다. 그게 어디로 향하든 지금의 순간과 순간을 만족시키되, 씁쓸한 뒷맛은 남지 않도록 하자. 덕질에서 시작하여 유난한 다짐까지 걸어본 오늘의 길은 여기까지, 끝.
덧. 마지막으로 그간 수고해 준 티모시와 해리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한도리
N잡러
세 명이 한 가족, 섬에 살아요. "좋은 일 하시네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 업종에 종사하고 있어요. 주위를 둘러보며 걷기를 가장 좋아해요. 때로는 영화를, 소설을, 친구의 이야기를 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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