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혹시 T야?
MBTI가 어느새 이렇게 사회적인 통념으로 자리잡았는지 혈액형 세대였던 나는 신기할 따름이다. 요새는 MBTI로 E냐 I냐로 자신의 사회성을 설명하고, F인지 T인지로 자신의 감성을 소개하는 세태가 참으로 생소하면서도 반갑다. 단지 나이, 소속에 멈추지 않고 …
내 인생의 엔딩 크레디트
한때 어떠한 무리의 관객은 엔딩 크레디트가 모두 올라갈 때까지 상영관 내 조명을 꺼두느냐, 본편 영상이 끝나자마자 환하게 불을 켜 관객이 퇴장하도록 하느냐를 기준으로 그 극장의 '격'을 따졌다. 소위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곳이라면 관객이 영화의 여운을 즐기고, 영화를 만든 모든 사람의 정…
잔잔한 저녁
드디어 그림을 여유롭게 그린다.대학교 다니는 이번 몇 달 안에 드디어 여유롭게 그림 그리고 성경을 읽다는 것이 너무 좋다.아, 그냥 이대로 여유로우면 우울하거나 불안 안 하지.I wish I could draw like this with those I love by my side.
잠시, 한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두 달간 한국에 다녀올 예정이다. ‘잠시’라는 단어를 붙였지만, 마음속 무게는 잠깐이 아니다. 이곳, 우간다에 익숙해진 몸과 마음을 다시 움직여야 한다는 것. 그 자체가 작은 이사 같고, 중형 프로젝트처럼 느껴진다. 떠날 채비를 한다는 것은 단순한 여권과 항공권, 짐 가방 이상의 일이다…
마음이 붕떠서
시험이 끝나고 공부가 하기 싫다.운동도 다시 해야하는데 일찍 일어나기도 싫다.내일은 여행을 가기로 했다. 설레는 마음도 있지만, 가기 전에 최대한 할 일을 끝내고 가야한다. 부지런히 움직이고 나 자신을 칭찬하며 잠에 들어야겠다.
이렇게 사는 게 맞아?
아이가 중학생이 된지 꽉 채운 2개월이 지났다. 지난 3월부터 학원 스케줄이 더 바빠지면서 아이의 수면 시간을 잘 관리하는 것이 몹시 중요해졌다. 아이는 초등학생 시절엔 9~11시간을 잤는데, 요즘은 7~9시간을 자고 평일 기준 평균 7시간 30분~8시간을 잔다. 학원 숙제가 많아서다.…
감사 채우기
오늘은 한없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이었다.평소 기상시간보다 3시간이나 늦게 침대에서 일어나 밍기적거리며 아침을 시작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내게 있는 무기력함이 어디서 오는걸까, 고민해보았다. 충분히 지금 있는 그대로도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그…
가장 크게 웃은 날
"미술관 오픈런이라니." 자고로 미술관은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나 유유자적 떠다녀야 제맛이거늘. 설렘의 핏기를 뺀 심드렁한 목소리가 삐져나왔다. 모처럼 볕이 좋은 토요일, 오전 10시의 청량함을 머금은 공기가 제법 차가웠다. 숙박비를 아끼려 전날 심야버스를 택한 리스크는 컸다. 옆자…
너는 알약 나는 물약
“생일 투우카함니다. 생일 투까합니다. 쨔랑하는 옴마의 생일 뚜까합니다.” 자주 꺼내 보는 영상 중 하나. 양손을 가지런히 모아 목청껏 노래를 부르는 아이를 보며 에너지를 충전한다. 촛불을 끄다 못해 케이크 위로 침을 분사하는 장면은 수백 번 돌려 보아도 지루할 틈 없는 깔깔 버튼. 과…
(프랑스의 소피) 다리의 달 Le mois des ponts
가정의 달 5월, 프랑스 또한 한국과 비슷하게 한 달 내내 크고 작은 행사가 가득하다. 5월 1일 노동절(Fête du Travail)을 시작으로, 8일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일(Victoire 1945), 25일은 어머니의 날, …
나쁜 선택
영화 <비커밍 아스트리드>는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으로 유명한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는 아스트리드가 작가가 되기 전 겪은 굵직 사건들을 보여주는데, 여기서 그는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같은 손만 뻗으면 닿는 선…
월요병 퇴치 비법
2025년 5월 19일 월요일 12주차 .. 이제서야 깨달았다. 월요일이 제일 바쁜 요일이라는 것을.정기 회의도 있고 비정기 회의도 있고 수업의 유무나 온오프라인 방식도 달라서 몰랐는데고정적으로 바쁜 건 결국 월요일이었다 ... !!! 소신 발언 ... 나는 월요일이 …
#23 프라하 육아일기 <삶의 변주를 시도하는 것 : 이탈리아 남부 여행>
잠 못드는 날들이 많았다. 커피를 끊기로 결심한 것은 의외로 단순한 이유였다. 새벽에 깨고, 쉽게 잠들지 못하는 데다 수면의 질이 낮아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더욱 피로해 커피에 의존하고 하루에 한 잔 먹던 것이 두잔이 되고, 세 잔이 되는 날도 있었다.…
잔잔한 하루
오늘은 잔잔했다. 우울함이 일상이었던 나에게 드디어 약효과가 있는 것 같다.그리고 하나님이 나에게 쉼을 주신 것 같다.그리고 행복하다. 내 친구가 있어서.He is the reason why I live on - alongside Jesus Christ.I am so happy…
작심삼일
作心三日. 한자로 써놓으니 제법 그럴듯합니다. 글자 하나하나 생김이 귀엽기도 하고요. 새해라면 한국인이라면 분명 누구나 한 번쯤 떠올리는 사자성어랄까요. 하지만 생애 처음으로 엄마의 삶을 맞닥뜨린 저에겐 작심삼일조차 없는 새해가 두 해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 막따 ]
오늘은 지난 며칠과 달리 아주 맑디 맑은 날이다.어제 나는 날씨의 영향을 잘 받는다는 이야기를 적었던 것 같은데역시나 맑은 오늘의 날씨에 속수무책으로 기분이 좋아져버렸다.이렇게 단순한 내가 웃기면서도 참 좋다절대적으로 좋은 성격이라는 것은 없으니까 - 나는 단순한 내가 참 좋다.&nbs…
걱정여사의 딸로 태어났지만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할 일이 없겠네." 티베트의 격언이자 어느 일본인 심리상담가의 책 제목이고, 사직동에서 오랜 시간 짜이를 팔고 있는 그 가게 앞 입간판에 적힌 글귀이기도 하다. 어느 영화의 "루이즈가 그러는데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선 그저 마음 편히…
위로의 포옹
너무 행복하다.내 친구가 어제의 실수에 대한 위로로 나를 껴안아주었다,따뜻해서 좋았다. 그 온기가 내 차가운 마음을 녹여주는 것 같았다.나는 이런 포옹이 너무 좋다.Love is warm by touch.
아이 친구 엄마는 내 친구인가, 안 친구인가.
협소하다면 협소하고, 넓다면 넓었던 내 인간관계의 공통점은 최대한 개인 위주로 기분이 좋으면 만나고, 아니면 말고 식의 기분파 만남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야, 그거 누구 오는데? 걔 와? 나 그럼 갈래. 특정인을 만나기 위한(혹은 피하기 위한) 만남도 가…
행복 - 이라는 것
오늘은 휴식 전문가 김은영 정신의학과 의사 / 교수님의 인터뷰를 보았다.인터뷰 전반을 훑으며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사는 사람이 또 있음에 반가움 마음이 들었다.인터뷰 중에 교수님의 성장 배경,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4남매인 우리의 엄마는 늘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