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의 꿈
2025년 5월 16일 금요일 역시 날씨 요정 (?) ^^ .. 내가 어디를 가는 날에는 그렇게 비가 온다 ...그런데 서울 비 (?)는 어찌나 거세던지. 드라마 세트장 인공 비 같았다.그렇게 굵은 빗줄기를 오랜만에 봤다. 그 비를 뚫고 걸어다니며 머리 가방 옷 신발이 홀딱 젖었다.중학…
이계절에 문득, 가족
엄마가 보내온 사진 속,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아직 한 번도 맛보지 못한 봄나물 이야기를 한다. 핸드폰 너머로 전해지는 계절의 기척에 마음이 자꾸만 흔들린다.5월, 올해는 꼭 한국에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그동안 몇 해를 내리 9월에만 한국을 찾았다. 가을의 한국은 선선하고…
어버이날을 모르는 아이들과 보낸 5월 8일
프랑스의 5월 8일은 유럽 전승 기념일이다.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나치 독일이 연합국에 항복한 것을 기념하며 휴일로 지정했다. 우리나라가 일본이 항복한 8월 15일을 광복절로 지정해 기념하는 것처럼 말이다. 공휴일 답게 아이들은 느지막이 일어나 만화영화를 보았다. 우리집에선 휴일의 경우…
해피해피해피
오늘 유승민 대표님 만나서 너무 신나요~멋진 생각들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이 행복해요.
<프랑스의 소피> 5월의 봄, 그 따뜻함.
따뜻한 바람이 불어온다. 아직은 찬 기운이 남아 있는 4월에서 5월로 달이 넘어간 이곳에는이제 찬 기운의 바람은 찾아볼 수 없다.신기한 일이다.30일에서 1일, 혹은 31일에서 1일.사실, 4월과 5월을 결정짓는 것은 단 하루.이 단 하루의 시간이 바람의 결은 물론이거니와 사람들의 마음…
휴직 첫 목표를 '건강'으로 한 건 정말 잘한 일
육아휴직에 들어가며 직장이라는 설국열차 밖으로 나간 이후, 처음으로 세운 휴직의 목표는 '몸을 제대로 만들어 보자'였어요. 멀리 복직 후를 바라보고 시작한 건 아니었지만, 돌이켜보니 '정말 이 시기에 체력을 최대한 확보해두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복직 후의 힘든 일상을 버티게 …
<프랑스의 소피> 외로운 섬
삶은 때때로 밀물처럼 쏟아지고, 또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나는 그 물결 사이에서 흔들거리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작은 섬과 같다.몽생미셸(Mont-Saint-Michel)은 그런 나와 많이 닮았다. 세상과 단절된 듯하면서도, 또 묘하게 연결된,외로운 섬. 파리에서 몇 시간을 달려 도착한…
《파란 물결, 고요히 흐르다》
《파란 물결, 고요히 흐르다》 푸른 심장은 오늘도 뛴다 대구의 하늘 아래, 함성은 잦아들고 타석 위의 희망은 공중에 흩날린다 우리는 믿었다, 다시 비상할 날을 승리의 노래가 다시 울려 퍼질 그 순간을 하지만 스코어보드는 냉정했고 구장은 적막에 젖었다 연패의 밤은 길고,…
생각만 해도 슬픈 음식
"여기 들어오는 너희는 모든 희망을 버려라." 장엄한 저음의 목소리가 안개처럼 깔렸다. 오디오북 속의 단테도 파를 써는 나도 지옥의 문을 지나고 있었다. 눈물 콧물 샘을 활짝 개방한 채 파와 사투를 벌이는 배경 음악이 단테의 <신곡> 지옥 편이라니. 제법 잘 어울린다. …
두렵다
오늘 밤 늦게 축제 부스를 운영하면서 소리쳤다. 음료수 사 달라고 소리쳤다.그랬는데 많이 지나갔다.그리고 이후 겨우 다 판매해서 들어갔다. 그러는 중에 나는 불안했다. 지금은 괜찮은데 이후로 내가 다시 우울해지면 나중에 나를 지나간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 나를 공격할까 봐.아... Anx…
시간을 달리는 워킹맘
"인생은 마라톤이다." 어디선가 들어봤음직한 이 말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인생은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으니 완급 조절을 하라든지, 매사에 꾸준하고 성실히 임하라든지, 인생에는 당연히 부침이 있겠으나 최후에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는 사람이 진짜 승자라든지 하는 교훈 말이다. 하지…
오늘의 기분: 즐거움
(출처: IMDb) <이터널 선샤인>은 앞으로도 잊을 수 없는 영화로 남을 거다. 내게 육아로 서서히 잃어가는 기억의 존재를 확인시켜 준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당신도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는지, 만약 그렇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지, 운명 혹은 고집스러운 취향을 믿는지 …
2025년 5월 14일 수요일
오늘 하루는 정신없이 흘러갔다. 회사에서는 일이 왜 이렇게 많은 건지, 정신없이 업부하다보니 어느새 퇴근 시간이었다. 퇴근 후에는 인천에서 열리는 대학교 기독교 공동체 연합 예배에 참석했다.현재 섬기는 단체가 초대를 받았는데, 아이자야 찬양팀의 찬양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 …
버티는 힘
세상 일에 쉽게 미혹되지 아니하고 스스로의 판단을 바로 세운다는 오묘한 나이에 도달하기 몇 해 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분명 내 선택으로 일어난 사건이지만 결과는 도무지 상상하기도 어렵고 책임은 평생 이어지는 일이다. 아기가 태어난 지 어느덧 17개월이…
허둥지둥 - 어쨌든 해내었다 !
2025년 5월 12일 월요일 오늘의 화상 회의 / 수업이 무려 5개. 긴 하루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오늘 아침은 요즘 먹고 싶던 파스타를 해먹었다.오늘 하루 잘 해내기를 바라는 스스로에게 주는 웰컴 선물이랄까 ..집에 굴러다니는 브리 치즈도 넣고 방울 토마토도 넣고 시금치도 넣었다.…
내 인생의 엔딩 크레디트
한때 어떠한 무리의 관객은 엔딩 크레디트가 모두 올라갈 때까지 상영관 내 조명을 꺼두느냐, 본편 영상이 끝나자마자 환하게 불을 켜 관객이 퇴장하도록 하느냐를 기준으로 그 극장의 '격'을 따졌다. 소위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곳이라면 관객이 영화의 여운을 즐기고, 영화를 만든 모든 사람의 정…
조팝나무
봄이다, 드디어 봄이 왔다.한참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봄이 4월을 절반도 더 넘긴 뒤에야 도래하였다.삼월은 꼬옥 입을 앙다문 살구꽃 봉오리, 오월은 고개를 가누기 힘들 정도로 만개한 작약 같다면 사월은 연둣빛 이파리 사이로 이제 막 고개를 내민 하얀 꽃잎이다. 우리 집 아기는 사월이라…
잠시, 한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두 달간 한국에 다녀올 예정이다. ‘잠시’라는 단어를 붙였지만, 마음속 무게는 잠깐이 아니다. 이곳, 우간다에 익숙해진 몸과 마음을 다시 움직여야 한다는 것. 그 자체가 작은 이사 같고, 중형 프로젝트처럼 느껴진다. 떠날 채비를 한다는 것은 단순한 여권과 항공권, 짐 가방 이상의 일이다…
이불속 한 시간, 하루를 준비하는 은밀한 의식
아침 여섯 시. 아직 해는 뜨지 않았지만, 집 안에는 이미 작은 움직임들이 일기 시작한다. 식탁 위엔 전날 밤 미리 준비해 둔 간식 반찬 통이 놓여 있고, 부엌에선 구수한 된장국 냄새가 퍼진다. 아이들은 졸린 눈을 비비며 거실로 나와 한 손에 칫솔을 든 채 바닥에 널브러진 양말을 찾는다…
아이 친구 엄마는 내 친구인가, 안 친구인가.
협소하다면 협소하고, 넓다면 넓었던 내 인간관계의 공통점은 최대한 개인 위주로 기분이 좋으면 만나고, 아니면 말고 식의 기분파 만남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야, 그거 누구 오는데? 걔 와? 나 그럼 갈래. 특정인을 만나기 위한(혹은 피하기 위한) 만남도 가능했다. "지금 되는 사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