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서
허울만 좋은 명함을 호기롭게 내팽개치고 백수가 된 스물여섯. 평일 낮 한적한 수영장에서 레인에 가느다랗게 매달려 둥둥 떠 있던 내가 종종 떠오른다. 익사로 오해받는 게 귀찮아 가끔 배를 뒤집어 수영장 천장을 관망했다. 빈 껍데기 육신과 텅 빈 동공으로 보내는 생체신호였다. 그때나 …
놓침의 기쁨
마케팅의 'ㅁ'도 모르는 내가 방학 프로젝트로 마케팅 플랜을 짜고 있는데, 이번에는 사람들의 이목을 이끌 단 한 문장을 뽑아내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내고 있다.모든 제안에는 나름의 이유를 함께 설명해야 하기에, 이유들을 찾던 중, FOMO가 떠올랐다. 정확히 어떤 말의 줄임말이었더라 - …
뭐지
오늘 날씨가 좋아서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교회에서 잠깐이지만 혼자 산책도 했다.유상이가 나한테 미안하다고 했다 미안할게 없는데 왜지..부모님이랑 밥도 먹었는데 맛있어서 기분이 좋았다.다시 공부를 하려니까 다시 약간 많은 생각이 들고 우울해지는거 같기도 하다.아 그리고 파키스탄을 무턱대…
수고했어, 오늘도
요즘 들어 심해진 발뒤꿈치 통증과 하루 종일 숨 돌릴 틈 없이 모니터를 노려봤던 일과를 마치고 퇴근하는 길. 오늘은 운이 없었는지 지하철을 타고 내 앞에 앉은 사람이 나와 같은 역에서 내린다. 단 한 정거장도 앉지 못했다. 쳇.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일은 대중교통이든 자차든…
Trivia
누군가 나에게 문학과 사랑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당연히 "Trivia 承 : Love"라는 곡을 추천할 것이다. 나는 꽤나 오래된 아미이고 거의 탈덕에 가까운 휴덕을 가지고 있는데, 아미이기 때문에 알게 된 노래이지만 아미가 아니더라도 계속 들을 수 밖에 없는 노래이다. RM의 문학적 …
은중과 상연, 그리고 안효섭까지
책상 조명에 의지한 방 안에서 드라마 <은중과 상연>을 보는 동안 감정은 점점 더 무겁게 가라앉았다. 은중의 고통은 단순한 서사의 장치가 아니라 가슴을 압박하는 현실처럼 다가왔고, 상연의 흔들림은 머릿속 깊은 곳까지 파고드는 떨림으로 남았다. 장면마다 숨을 고르지 않으면 따라…
05/29
오늘은 3교시를 지각했다. 그리고 4교시 이후 점심 먹고 근로를 갔다. 근로 가기 전에 평봉에서 1시간 노가리 깠다. 근로 이후 그레이스 스쿨 가서 MK 러브피스트에 가서 뷔페를 먹었다. 오랜만에 친한 사람들 봐서 좋았다. 그 이후에 박지섭이랑 김지민이랑 수다 떨고 일찍 방에 들어왔다.
행복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아무것도 안 하는 오늘 하루가 행복한 것인가?나는 왜 너무 많은 일들로 일정을 채웠을까...계절 학기라고 들으면서 여유롭게 대학 생활을 해야겠다.Less is truly more.
현생으로 돌아오는 시간
2025년 5월 17일 토요일 어제 새벽 4시가 되어서야 집에 도착했다. 바로 고양이들 밥 주고 씻고 기절 -오늘 못 일어날까봐 걱정 했는데 다행히 일찍 일어나져서 무사히 출근했다. 분명 어제 이 시간에는 서울이었는데 다시 아주 보통의 일상, 그 하루 속에 있다는 게 어색했다.사람은 참…
[프랑스의 소피]지중해의 등대와 어머니
뜨거운 태양이 온몸을 따갑게 내리쬐는 계절, 다시 한번의 여름이 스페인의 마요르카 섬에 찾아왔다.이 바람 부는 섬에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수많은 전설들이 바다와 함께 숨 쉬고 있다.반은 인간, 반은 바다의 신비를 품은 인어 이야기부터, 옛 해적들이 숨겨 놓았다는 보물들, 그리고 거…
지칠 때는 그냥 주저 앉아보자
아 - 방학을 잔뜩 누리려했더니 어쩌다 또 다시 주 7일을 삶을 살게 되었다. 다음 학기에는 들어야할 수업들이 많아 이번 방학까지만 근무해야한다고 사장님께 말씀 드렸다.말에는 참 힘이 있다고, 그만두겠다는 말을 입 밖으로 뱉어버리니 왠지 출근하는 게 고역이다.일은 힘들지 않지만 하루 1…
창피
오늘 상이실 시간에 금토일 여행 가는 걸 생각하다가교수님께서 나한테 질문을 하셨는데 내용이 뭔지를 몰라서 동문서답을 해버렸다… 물론 내가 다른 생각을 하다가 제대로 된 답을 하지 못한 거니전적으로 내 잘못이 맞지만, 창피한 건 어쩔 수 없었다.그런데 그런 나의 실수에 과하게 웃은 사람들…
순수의 공소시효
"엄마! 이슬이 꽃을 씻겨주나 봐." 말간 얼굴을 바짝 들이민 아이가 종알종알 얘기한다. 호기심은 오직 맑은 영에 깃든다. 우리에게 시간을 거스를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처럼 순수함에도 공소시효가 있을까. 나는 오직 아이만이 발견할 수 있는 세상의 아름다움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기억의 …
행운도 불운도 아닌 전환점
나는 어렸을 때부터 불안이 높고 자기 영역이 확실했다. 기질 검사를 하면 위험회피는 97%고, 정서적 개방성이 극단으로 낮으며 거리 두기는 높게 나왔다. 한참 유행이었던 MBTI 검사에서는 내향형이 85%였다. 기질이나 성격 검사를 하면 중간인 항목이 별로 없어서인지 검사를 하지 않아도…
시간 - 너 참 상대적이구나 !
2025년 5월 13일 화요일 늘 같은 수업 시간, 늘 같은 알바 시간, 어째 한 학기 간 더 바쁘면 바빴지, 더 여유로울 기회 없이 지내고 있다.그런데 어째서인지 가끔 한 번씩은 같은 일정 속에서도 시간이 다르게 다가오는 날들이 있다. 오늘이 그랬다.평소와 같이 어제 새벽까지 회의를 …
#25 프라하 육아일기 <모든 시작과 마무리에 뜨거운 박수를>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 성장하는 것. 버텨내는 것 모두. 한 때는 대단한 것을 해야만 대단한 줄 알았는데, 이제는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기특한 일이라 생각한다. 아이를 키우면서는 더더욱. 버티고, 살아가고, 성장하는 것은 당연한게 아니다. 학부모로 살면서 가장…
우울이라는 감기
어제부터 또 우울한 감정에 사로잡혔다.너무 우울하다. 특히 수업 내 조 편성이 바뀌면서 더 심해졌다.우울증이라는 감정은 역시 슬픔이랑 다르다.공허한 침묵과 같고, 짙은 감기와도 비슷하다.나는 이 감기를 걸리는 게 큰 변화가 있을 때 걸리는 것 같다.Oh, Depression; my ol…
Walk with Me
요즘 계속 빠져서 듣고 있는 노래다. 음악의 제목을 보면서 음악의 선율과 그 제목이 얼마나 연상되는지 상상해보는 작업이 너무나 재미있다. 앞으로도 계속 이 작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학기 중에 바쁘게 사는 마당에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우울증이라는 감기
나는 오늘도 힘겹게 지낸다.지나가는 차보고 날 데려가라고 머리에 있는 목소리가 빌고,, 숨 쉴 때마다 가슴이 벅차다.하지만 난 겁쟁이고 하나님과 한 약속이 있기에 삶을 마감 지을 수 없다아니, 못한다.약도 효력이 없고 나는 이 감기 속으로 점점 더 빠져든다.I have to perser…
다소 느린, 관찰의 즐거움
비 오는 날 창문 앞에 서 있으면, 유리 위로 흐르는 빗방울이 저마다 다른 속도로 떨어진다. 어떤 것은 서두르듯 곧장 내려오고, 어떤 것은 머뭇거리다 옆길로 새어 간다. 한 방울이 다른 방울과 부딪혀 합쳐지면 속도가 빨라지고, 또 다른 방울은 제 길을 잃은 듯 위태롭게 흔들리다 멈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