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하루
비가 내렸다 해가 났다 멀리 바다에서 보이는 구름의 움직임들, 10월의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감사한 하루. 재잘재잘 왁자지껄.. 친구들과 같이 대화하고 웃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사이도 깊어가고 있다. 감사한 하루.
웰빙센타
오늘은 동생네 가족과 함께 경주에 있는 웰빙센타 찜질방에 왔다. 며칠동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추워서 따뜻한 이곳이 평화롭고 안전하게 느껴진다. 불과 한두달 전만 해도 지긋지긋한 여름 더위에 몸서리 쳤었는데 이제는 따뜻한 곳을 찾아간다. 찜질방 입구에 설치된 온도계에는 51도라는 온도가…
바다가 내게 가르쳐 준 것
그리스는 바다의 나라다. 눈부신 윤슬과 잔잔한 물결, 파란 물감을 풀어헤친 듯한 색. 서양 문명의 발상지, 올림픽, 신화로 기억되는 나라지만 지금 이 순간 생생하게 살아있는 바다 앞에서는 잠시 힘을 잃어버린다.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리스에서 철학이 탄생한 이유를…
하늘색 색종이 하나로
손이 비었다.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없었다. 그래서 뭐라도 집중할 거리가 필요했다. 서랍에서 색종이 한 장을 꺼냈다.초등학생 이후로 오랜만에 보는 색종이라 기분이 묘했다.뭘 만들까 생각하다 종이학을 만들기로 했다.종이학을 천 마리 접으면 소원이 이뤄진다고했던 기억이 났다. …
크리스마스 캐럴의 추억
생일을 기다리던 때가 언제였을까. 생일이 달갑지 않다. 결국 다 먹지 못할 홀케익을 사고 식당을 예약하고 고로 통장이 쪼그라드는 의식. “너 나중에 딴소리하기 없기야. 네가 안 한다고 했어!” 올 초부터 친구처럼 생일 파티를 키즈 카페에서 해달라는 아이의 마음은 실시간으로 바뀌었다. 여…
마작
2025년 11월 27일 목요일에드워드 양 감독의 영화 《마작》을 봤다. 1996년에 만들어진 영화가 올해 국내에 정식개봉되었다. 1990년대 대만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2025년 한국에서 다시 개봉한 이유가 뭘까? 정식개봉을 추진한 사람들은 왜 이 작품을 한국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
#29 프라하육아 일기 <아름다운 겨울의 피날레>
#29 프라하육아 일기 <아름다운 겨울의 피날레> 분주하게 보낸 12월이었다. 12월 중순 즈음 나의 한해는 조금 빨리 마감되었다. 열흘간의 여행 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많아서, 바쁜 시간을 보냈다. 하루하루 꾹꾹 눌러담아 열심히 살아 내며 되이려 …
사라진 한쪽,남은 마음🎧
어! 어디로 갔지? 집에 돌아와 옷을 갈아입는데, 왼쪽 귀가 허전했다.무의식적으로 무선 이어폰을 꽂은 채로 들어온 모양이다. 소리 울리기 기능을 눌렀다.금방이라도 어딘가에서 소리가 들릴 것 같았는데,기대와 달리 아무소리도 나지 않았다.옷주머니, 가방 안, 책상 위. 그 어디에도 없었…
흘러감
욕심을 내려놓고 흘러가는 삶을 살아내었던 하루. 몸은 편했지만 마냥 쉼이 마음을 편하게 만들지는 못했다.
호의에 대하여
2025년 11월 29일 토요일월요일부터 오늘 토요일까지, 정리할 생각이 있었다. 일주일가량을 여러 감정이 들었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당황했고 화가 났고 서운했고 또 화가 났다. 오늘에서야 감정들이 가라앉고 차분해졌다. 상대에게 사과받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더는 중요하지…
괘씸한 철학 번역
2025년 11월 23일 일요일코디정 작가의 [괘씸한 철학 번역]을 읽다가 <언어 유린의 무한 순환 사건의 전모>라는 글에서 잠시 생각을 더해본다. 이 글에는 외국어로 쓰여진 철학책이 국내로 번역되면서 새로이 만들어진 철학 단어들이 학계에 자리 잡는 과정이 실려 있다. 이 글…
빌런 플레이 리스트를 전투복 삼아
셀프 감금. 단출한 일상에 익숙해졌다. 제한된 시간을 인질 삼아 스스로 감금하고 통제하는 삶에 가깝다. 모니터에 얼굴을 박고 공기 중에 떠다니는 와이파이를 붙잡은 채 나를 코너로 밀어 넣는다. 시간은 만들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 할 일의 목록을 지워내는 것보다 깜빡이 없이 밀고 들어…
한국어 공부
우리 부부는 10년 전 서울에서 처음 만났다. 만난 지 2년 뒤, 첫아이가 태어났다.그리고 다시 2년 후, 우리는 서울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프랑스로 이주했다. 그때 첫 아이는 겨우 2살, 아직 제법 많은 말을 하지 못하던 시기였다. "엄마, 아빠, 마멍, 빠빠, 싫어, 노(non), …
기묘한 이야기 음악과 함께 자라난 아이들, 그리고 우리
기묘한 이야기 음악과 함께 자라난 아이들, 그리고 우리 10년에 걸친 시리즈물이 이제 끝이 났다.침대에 누워 그렇게 매 시즌마다 시청을 했고, 그게 벌써 10년이 되었다.그 사이 주인공들은 어린아이에서 성인이 되었고,나 역시 그 시간 동안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 ‘10년이면 강…
아름다움
2025년 11월 20일 목요일포스텍에서 진행하는 미래지성아카데미에 다녀왔다. 오늘의 연사는 디자이너 이상봉님이었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한글을 사용한 디자인으로 유명해진 분이다. 그 때 디자인한 옷을 자료화면으로 보여주시며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어려서 한글을 배우면서 네모 칸 안에 …
설보: 여인의 숲
2025년 10월 24일 금요일창작뮤지컬 <설보: 여인의 숲>을 보고 왔다. 조선말기에 지금의 송라면 하송리에서 주막을 운영하던 김설보라는 인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이야기다. 실제 인물은 큰 돈을 들여 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하여 큰 홍수에서 지역주민들의 재산과 인명을 구했다고…
순간이동
버스 안에서 눈이 자꾸만 감겼다. 하루 종일 머리를 쓰고, 몸을 움직였더니피로가 온몸으로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졸다가 창문에 콩하고 머리를 박았는데,아픈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헤드뱅잉하지 않았길 바란다. 눈을 뜨면 다른 곳, 감았다 뜨면 또 다른 곳.창밖 풍경이 점프하듯 바꼈다.몸은…
으악 너무 바쁘다
너무 ........ 너무 바쁘다 ......나름 일들을 많이 쳐냈다고 생각했는데도 할 일이 참 많다.정신 없이 할 일들을 하다 보면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고 시간은 어느새 다음 날을 맞기 직전이다. 하루를 해야 하는 일들로 채우다 보면 하루에게 안녕을 고하기가 참 아쉬워진다.그 탓에 …
이미 다가온 평화
"평화를 빕니다" 1시간에 가까운 가톨릭 미사 예식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신호이자, 지루함에 지쳐가는 어린이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인사말이다. 두 손을 모으고 목례를 하며 서로의 평화를 빌어주는 시간. 나와 동행하였든 오늘 처음 보았든 양 옆에 자리한 사람에게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네고,…
5km
2025년 10월 30일 목요일오랜만에 달리기를 했다. 몸이 아프다고, 비가 온다고 온갖 핑계를 대며 쉬다가 두 달만에 달리기를 하니 몸이 앞으로 가질 않는다. 이 속도가 이렇게 힘들었었나 생각한다. 마치 처음 달리기를 했던 때로 돌아간 느낌이다. 아니, 처음엔 1키로도 채 달리지 못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