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정리하며 당근마켓에 올릴 판매글을 쓰는
내 모습이 유난스러워보였다.
에세이, 소설, 만화, 사회과학으로 분류하고
또 그 안에서 공통된 주제로 책들을 묶어가며
괜히 더 정성을 들였다.
사진과 실제 책의 차이로 실망할 사람이 생기지
않게 하려고, 각도와 빛까지 신경쓰며
사진을 찍고 있는 나 자신이 웃겼다.
이 책을 읽으면 좋을 사람은 누구일지 떠올리며
짧게나마 내용을 적고, 각 책마다 하나씩 장점을
써내려갔다. 이미 내 손을 떠날 책들인데도,
마지막 인사하듯이 애정을 담고 있었다.
정리라고 시작했지만, 책마다 나의 이야기가
묻어있어서인지 마음이 갔다.
이제 더 이상 필요하지 않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물건이 될 것이다.
새로운 사람 만나서, 그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길.
잘 가, 새로운 사람에게

퐝퐝
하늘색 색종이 하나로
손이 비었다.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없었다. 그래서 뭐라도 집중할 거리가 필요했다. 서랍에서 색종이 한 장을 꺼냈다.초등학생 이후로 오랜만에 보는 색종이라 기분이 묘했다.뭘 만들까 생각하다 종이학을 만들기로 했다.종이학을 천 마리 접으면 소원이 이뤄진다고했던 기억이 났다. …
익숙하면서 낯선 상상하기
나만의 타임머신을 타고 가보지 않은 미래를 탐험하고,알수 없는 먼 과거로 훌쩍 떠날 수 있다면 어떨까?드라마<판사 이한영>을 보다가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과거로 가서 그때의 나를 만나 모든 선택을 싹바꿔보고, 또 다시 미래로 건너가 앞으로 일어날일들을 바라보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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