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어디로 갔지?
집에 돌아와 옷을 갈아입는데, 왼쪽 귀가 허전했다.
무의식적으로 무선 이어폰을 꽂은 채로 들어온
모양이다. 소리 울리기 기능을 눌렀다.
금방이라도 어딘가에서 소리가 들릴 것 같았는데,
기대와 달리 아무소리도 나지 않았다.
옷주머니, 가방 안, 책상 위.
그 어디에도 없었다.
예전에 쓰던 유선 이어폰은 줄이 연결되어 있었다.
조금 불편해도 귀와 손, 기기까지 모두 이어져있어
어디에 있는지, 무엇과 연결되어 있는지 항상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잃어버릴 걱정도 거의 없었고,
마음에 안정감이 있었다.
무선 이어폰으로 바꾼 이유는 분명했다.
소음 차단, 자유로운 손, 간편함.
하지만 편리함 속에서 이어폰과 나 사이에
보이지 않는 연결이 점점 사라져버렸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무선 이어폰 한쪽만
올라오는 이유를 알겠다.
잃으려한 게 아니라 잠깐 방심했을 뿐인데,
사라지는 건 생각보다 쉬웠다.
환경이 더 편리해지고, 시간이 단축되면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내 귀는 허전하다.
이어폰 한쪽의 부재가
내 마음 한곳에 작은 아쉬움과 허전함을 남겼다.

퐝퐝
잘 가,새로운 사람에게
책장을 정리하며 당근마켓에 올릴 판매글을 쓰는 내 모습이 유난스러워보였다.에세이, 소설, 만화, 사회과학으로 분류하고또 그 안에서 공통된 주제로 책들을 묶어가며괜히 더 정성을 들였다. 사진과 실제 책의 차이로 실망할 사람이 생기지않게 하려고, 각도와 빛까지 신경쓰며사진을 찍고 있는 나…
하늘색 색종이 하나로
손이 비었다.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없었다. 그래서 뭐라도 집중할 거리가 필요했다. 서랍에서 색종이 한 장을 꺼냈다.초등학생 이후로 오랜만에 보는 색종이라 기분이 묘했다.뭘 만들까 생각하다 종이학을 만들기로 했다.종이학을 천 마리 접으면 소원이 이뤄진다고했던 기억이 났다. …
익숙하면서 낯선 상상하기
나만의 타임머신을 타고 가보지 않은 미래를 탐험하고,알수 없는 먼 과거로 훌쩍 떠날 수 있다면 어떨까?드라마<판사 이한영>을 보다가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과거로 가서 그때의 나를 만나 모든 선택을 싹바꿔보고, 또 다시 미래로 건너가 앞으로 일어날일들을 바라보는 기분…
🎨모든 사람들이 내 편이자 친구라는 말
지인 중에 만화에세이를 그리는 분이 있다. 그분은 20대 초반,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되었다.휠체어를 타고 지낸 4년동안 죽을 만큼 답답했지만,결국 적응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는 그 말은 무수히 깨지고 또 아물었을 시간을 묵묵히증명하고 있었다. 한번은 길가 경사로에서 휠체어가 걸려 넘…
누구나 불안을 안고 산다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삶이라지만, 막상 그 상황에 놓이면 마음이 쉽게 따라주지 않는다. 서운하고 불안한 감정이 든다. 몇 달 동안 온힘을 다해 공을 들였던 일이 기대만큼 결과로 돌아오지 않았을 때,누군가를 붙잡고 땡깡을 부리고 싶어진다. 왜 내 인생만 이렇게 쉽게 풀리지 않느냐고 투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