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있는 단톡방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한 친구가 말했다.
“우리 엄마가 햄버거를 좋아하는데, 요즘엔
나 없으면 아예 안 드셔.”
키오스크 사용하는 법이 어렵고, 직원에게 부탁하면
되지만 그것조차 부담스러워 좋아하는 음식을 포기하게 됐다는 말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자연스럽게 부모님이 떠올랐다.
PC가 갑자기 느려졌을 때, 새로운 앱을 설치하고
설정해야 할 때마다 종종 걸려 오던 전화들.
“이거 왜 안 되지?”
“눌렀는데 화면이 이상해.”
나는 그럴 때마다 설명을 빨리 끝내려 했고,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하면 은근히 짜증이 났다.
부모님이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말하던 장면도
겹쳐 떠올랐다.
“쿠폰을 공짜로 받아도 사용을 못 하네. 그래도
네가 와서 해 주니까 좋다.”
그 말 속에는 분명 고마움이 담겨 있었는데,
나는 그 마음보다 ‘세세하게 설명이 다 되어있는데,
왜 이렇게 어려워하지?’라는 생각을 먼저 했었다.
말로 뱉지는 않았지만, 퉁명스러운 태도는 분명히
드러났을 것이다.
부모님은 이미 다 눈치챘을지도 모른다.
친구의 짧은 이야기는 나를 돌아보게 했다.
내가 사는 세상이 전부인 줄 알고, 내게 익숙한 속도와
기준으로만 바라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생각이 바뀌었다.
부모님의 전화가 번거로운 요청이 아니라,
나를 믿고 도움을 청하는 신호라는 걸
잊지 않으려고 한다.
나이 들지 않는 사람은 없으니까.

퐝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