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4일 월요일
KBS 다큐멘터리 [트랜스 휴먼]을 봤다. 1부는 사이보그, 2부는 뇌 임플란트가 주제였다. 사이보그는 신체의 일부를 로봇이 대신 한다. 팔이 없는 사람에게는 로봇이 팔이 되어 주고 걸을 수 없는 사람에게는 로봇이 다리가 되어 주고 심장이 없는 사람에게는 로봇이 심장이 되어 준다. 사용자에게 활동 영역을 넓혀 주고 생명을 이어 준다. 뇌 임플란트는 생각 만으로 로봇이나 컴퓨터, 자동차 등을 움직일 수 있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모든 사례가 놀라웠다. 신체를 기계나 로봇으로 대체하는 내용을 담은 많은 영화를 보고 책을 읽었지만 다큐멘터리가 주는 놀라움은 비교가 불가능하다.
놀라움도 잠시, 여러 생각이 떠오른다. 제일 먼저 조금은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 만약 로봇팔을 가진 사람이 타인을 폭행한다면 그건 폭행일까 특수폭행일까. 다큐멘터리에서는 사람보다 반응 속도가 빠른 로봇팔도 소개가 되었다. 사람팔보다 로봇팔이 어색하고 움직임이 둔하다고 가정해도 물리적인 단단함은 사람피부나 뼈에 월등할테다. 위험한 물건을 사용한 폭행은 특수폭행이다. 하지만 자신의 팔을 신체가 아닌 위험한 '물건'이라고 해석하면 반발할 사람도 있을테다. 아마도.
이어지는 생각은 반대의 상황이다. 타인의 로봇팔을 망가트렸을 때, 폭행으로 볼까 재물손괴로 볼까. 수리나 교체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물건이라 본다면 동의할 사람이 있을까. 어디부터 어디까지 사람이고 또 어디부터 로봇일까. 역시나 생각은 로봇권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다른 방향으로의 생각도 이어진다. 앞에서 말한대로 팔이 없으면 팔을, 다리가 없으면 다리를, 몸을 움직일 수 없으면 뇌를 통해 직접적으로 조종한다. 이런 사례들이 경이로우면서도 걱정이 된다.
사람의 몸을 고치는게 당연한 사회가 되면 정상에 대한 집착도 더 심해지지 않을까? 하나의 로봇팔과 하나의 사람팔을 가진, 그래서 다양한 사람이 사는 사회가 되는게 아니라 하나의 팔을 가진걸 인정하지 않는 사회, 그러니까 특정한 인간 형식이 더욱 고정되는 사회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다큐멘터리 3부는 유전자 혁명이라는 주제를 말한다고 예고한다. 다가오는 수요일이 기대된다.

에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