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장례식장에 데려다 달라고 하셨다.
밤눈이 어두워서 운전하기 힘들다고 하시는데
그 말이 마음에 걸렸다.
고향 친구 장례식이라고 했다.
출발 전부터 마음이 무거웠다.
아직 멀다고만 생각했는데, 30대 중반을 지나면서
이런 일이 어느새 가까워졌다는 걸 느낀다.
나도 부모님이 있고, 친구가 있으니
언젠가 나 역시 이런 이별을 겪게 되겠지.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막상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다.
운전하면서 옆에 앉은 엄마를 바라봤다.
표정은 예전과 같았지만, 손등에 잡힌 주름이
더 깊어져 있었다.
건강하시지만, 예전 같지는 않다.
아마 부모님도 알고 계실 거다.
앞으로 새로 만날 사람보다
떠나보낼 사람이 더 많아진다는 걸.
그 마음이 어떤 기분일지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이제 조금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3년 전에 가장 친한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가 생각났다.
그 친구가 했던 말이 아직도 남아있다.
“아빠가 결혼식 날에도 아픈 걸 숨기셨는데, 난 몰랐어.
손녀 태어나는 거 보셨으면 좋았을 텐데.”
부모님은 여전히 나를 걱정하시지만
내가 부모님을 더 챙겨야 할 때가 왔다는 걸 안다.
그래서인지 부모님 얼굴을 보면 괜히 오래 바라보게 된다.

퐝퐝
본질을 찾아서 !
우하하 - 자유 !원래 일기가 밀리더라도 지난 날들을 하루도 빠짐 없이 되돌아 보는 것을 좋아했는데이건 느낀 점, 배운 점, 단순 추억 기록용이 아니라, 감정을 살펴보는 감정 일기 !사실상 하루만 지나도 생생한 감정들은 금세 퇴색되어 버리곤 한다.그런 상황에서 쓰는 과거의 감정 일기…
일상을 멈춰서 보기
일상 속에서 ‘멈춘다’는 게 참 어렵다는 걸 새삼 느낀다. 언제부터였을까. 나는 늘 ‘다음’을 먼저 생각하며 살았다.일을 하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머릿속은 늘 해야 할 일들로 가득했다. 미래를 대비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였을까.지금 내 옆에 있는 사…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면...
지난주부터 비가 연이어 내리더니, 간만에 해가 떴다. 조카와 함께 놀이터 근처를 산책했다.어찌된 영문인지,아스팔트 위에 지렁이 한 마리가나와있었다. 햇빛에 바짝 말라 비틀어진 모습으로.내 눈엔 이미 세상을 떠난 생명이었다. "이모,지렁이가 목이 마른가봐.집에 가서 물 갖고오자"그 말…
오해의 시작
오늘 오후 회의에서 내 의견을 말했는데, 동료가 아무 말 없이 넘어갔다.순간 ‘내 생각을 무시하나?’ 싶어 마음이 상했다. 얼굴이 굳고, 그 뒤로는 대화에 잘 끼지 못했다.그런데 회의가 끝난 뒤 돌아보니, 그 친구가 나를 무시하려던 건 아닌 것 같다.어쩌면 내 말을 되짚어보며 생각하고 …
부엌에서 찾은 위로
오늘은 장보러 가는 길이 괜히 길게 느껴졌다. 필요한 것만 사야지 다짐했는데, 계산대 앞에 서니 마음이 조금 씁쓸했다. 내 하루가 그대로 계산대 위에 올려진 기분이었다. 친구가 예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요즘 장보는 게 아니라 사냥하는 기분이야.”그땐 웃었는데, 오늘은 그 말이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