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비가 연이어 내리더니, 간만에 해가 떴다.
조카와 함께 놀이터 근처를 산책했다.
어찌된 영문인지,아스팔트 위에 지렁이 한 마리가
나와있었다. 햇빛에 바짝 말라 비틀어진 모습으로.
내 눈엔 이미 세상을 떠난 생명이었다.
"이모,지렁이가 목이 마른가봐.집에 가서 물 갖고오자"
그 말에 순간 멈칫했다.
"이미 하늘나라 갔어"라고 말하려다
아이의 맑은 눈동자를 보니, 그 순수한 마음에 상처를
주고 싶지않았다.
지렁이를 살짝 들어 사람들 발에 치이지 않게
흙 속에 옮겨두었다.
아이는 조심스레 물을 가져와 한 움큼 부어주었다.
"지렁이가 물 먹고나면 배불러서 쉴 시간이 필요해."
그 말에 마음이 놓였는지,아이는 놀이터로 다시 향했다.
조카의 순수한 마음 덕분에 작은 생명 하나에도
마음을 기울이는 법을 다시 배웠다.
조카는 금세 다른 놀이에 마음을 빼앗겼지만,
나는 한참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어쩌면 우리가 세상에 건네는 작은 마음 하나가
누군가의 생명을, 누군가의 하루를 살게 하는지도
모른다고...

퐝퐝
휴식
조용하게 휴식을 취했다.충분히 잠을 자고, 점심을 먹은 뒤에 낮잠을 잤다.틈틈이 하고싶은 것에 집중하고,가족들과 둘러앉아 이야기나누는 시간을 가졌다.단순하게 사는 하루가 이렇게 만족스러울 수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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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랑 약속이 있어서 기다리고 있었다. 멀리서 누군가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길래, 친구인 줄 알고나도 웃으며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나를 지나쳐 내 뒤에 있는 사람에게 인사하고 있었다. 순간 당황하고 민망했지만, 상황이 재밌어서 피식 웃음이 터졌다. 걸어오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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