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음악, 

그리고 다시 만난 오아시스
- 추석에 되새겨보는 갤러거 형제의 이야기 -

어느덧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찾아왔다.

이번 연휴는 제헌절, 추석, 한글날이 이어지며 그야말로 ‘황금연휴’가 되어버렸다.

길어진 연휴만큼, 멀리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다시 모여 따뜻한 밥상을 함께 나누는 시기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하고, 때로는 그간 쌓인 서운함을 풀며 웃음소리를 주고받는 이 시간 속에는 ‘가족’이라는 단어가 가진 복잡하고도 단단한 의미가 자연스레 녹아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런 명절의 풍경을 떠올리면 문득 오아시스(Oasis) 가 생각난다.

한때 세상을 뒤흔들었던 브릿팝의 상징이자, 그 중심에 서 있던 갤러거 형제 — 노엘과 리암.

서로를 향한 사랑과 증오, 경쟁과 자부심이 뒤섞인 그들의 관계는 마치 우리 주변의 가족 이야기와도 닮아 있다. 싸우고, 멀어지고, 다시 만나고.

한동안 결별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그들이 최근 전격적으로 재결합을 선언하고, 다시 무대 위로 돌아왔다. 그리고 곧, 한국 무대에서 다시 만날 예정이다.

이번 글은 이처럼 ‘가족’과 ‘재회’라는 주제를 통해, 오아시스와 갤러거 형제의 이야기를 새삼스럽게 되짚어보고자 한다.

형제라는 이름으로 함께했던 시간, 끝없는 갈등과 음악적 유대, 그리고 다시 돌아온 그들의 의미를, 우리 모두의 가족 이야기와 겹쳐 바라보며 나눠보려 한다.

🎸 1. 오아시스의 시작 – 맨체스터의 두 형제

갤러거 형제는 영국 맨체스터 남부의 번지(Burnage)라는 평범한 노동자 마을에서 자랐다.

부모의 불화 속에 성장했고, 어린 시절의 상처와 결핍이 그들의 음악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형 노엘은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기타를 통해 세상을 이해했고, 동생 리암은 반항적이면서도 천부적인 무대 감각을 지녔다.

리암이 먼저 친구들과 만든 밴드 ‘더 레인(The Rain)’ 에 노엘이 합류하면서 밴드는 이름을 ‘오아시스(Oasis)’ 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형 노엘은 작곡과 밴드의 방향을 책임졌고, 리암은 보컬과 퍼포먼스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완벽한 조합은 곧 폭발적인 성공을 가져왔지만, 동시에 불안의 씨앗이기도 했다.

누가 리더인지, 누가 진짜 오아시스의 얼굴인지 — 이 질문이 늘 그들 사이를 갈랐다.

⚡ 2. 형제 밴드의 숙명 — 가까워서 더 아픈 관계

형제 혹은 가족으로 구성된 밴드는 음악사에 늘 존재해왔다.

The Kinks, AC/DC, Kings of Leon, The Beach Boys 등 수많은 밴드가 혈연으로 이어졌고, 대부분이 유사한 갈등과 감정의 굴곡을 겪었다.

형제 밴드의 장점은 분명하다.

같은 환경에서 자라 공감대가 깊고, 음악적 호흡도 남다르다. 하지만 그만큼 감정의 골도 깊다.

의견 충돌이 단순한 ‘음악 논쟁’이 아니라 ‘가족 문제’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오아시스 역시 그랬다.

무대 위에서는 천재적 조합이었지만, 백스테이지에서는 늘 긴장감이 감돌았다.

리암은 거칠고 즉흥적이었다. 노엘은 완벽주의자였다.

리암이 노엘의 작곡 중심 체제를 불만스러워했고, 노엘은 리암의 돌발 행동에 지쳐갔다.

결국 이 갈등은 2009년 파리 공연 직전, 백스테이지 싸움으로 폭발했다.

기타가 부서지고 욕설이 오갔던 그날, 노엘은 한 문장만 남기고 떠났다.

“더 이상 리암과 함께할 수 없다.”

그로써 오아시스는 해체됐다.

🌧️ 3. 싸움의 뒤편 –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

노엘은 떠난 뒤 솔로 프로젝트 High Flying Birds 를,

리암은 새로운 밴드 Beady Eye 를 결성하며 각자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서로를 향한 언급은 끊이지 않았다.

인터뷰마다 서로를 조롱하거나 비난하면서도,

그 말끝에는 묘한 그리움과 인정이 섞여 있었다.

팬들은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은 결국 다시 만날 것이라는 걸.

그들의 노래 속에는 늘 화해의 여지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노엘이 쓴 〈Talk Tonight〉은 리암과의 관계가 흔들리던 시절,

한 여인의 위로를 받고 다시 돌아오며 쓴 곡이다.

그 안에는 외로움과 가족을 향한 갈망이 섞여 있다.

🌈 4. 재결합 — 다시 무대 위의 형제

그리고 마침내, 2025년 봄.

갤러거 형제는 16년 만의 재결합을 공식 발표했다.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깜짝 공연에서, 두 사람은 오랜만에 같은 무대에 섰다.

첫 곡은 바로 〈Don’t Look Back in Anger〉.

공연장은 눈물과 환호로 가득 찼다.

노엘은 미소를 지었고, 리암은 특유의 오만한 자세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날 밤, 전 세계 음악 팬들은 깨달았다 —

가족의 이야기는 언제나 ‘미완’이라는 걸.

현재 오아시스는 2025–2026 월드 투어를 진행 중이며,

오는 10월 21일 서울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추석이 끝난 바로 그 시점, 우리는 다시 그들의 재회를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 5. 가족의 이름으로 — 오아시스가 남긴 메시지

갤러거 형제의 이야기는 단순한 락스타의 성공담이 아니다.

그건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다시 이어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도 그렇지 않은가.

부모와 자식, 형제와 자매 —

가까워서 더 상처받고, 그럼에도 다시 식탁 앞에 마주 앉는다.

추석은 그런 시간이다.

오아시스가 그랬던 것처럼,

가족은 늘 싸우고, 멀어지고, 그리고 다시 돌아온다.

🎧 추천 플레이리스트 — 화해의 시간에 어울리는 노래들

🌴 오아시스 추천곡

• 〈Wonderwall〉 – 언제 들어도 따뜻한 명곡

• 〈Don’t Look Back in Anger〉 – 서로를 용서할 준비가 되었을 때

• 〈Champagne Supernova〉 – 젊음과 회상의 교차점

• 〈Talk Tonight〉 – 혼자 있을 때 듣는 위로의 노래

• 〈Stop Crying Your Heart Out〉 – 가족에게 보내는 조용한 메시지

🧑‍🤝‍🧑 다른 형제 밴드 추천곡

• The Kinks – 〈Lola〉

• Kings of Leon – 〈Use Somebody〉

• AC/DC – 〈Back in Black〉

• The Beach Boys – 〈God Only Knows〉

명절이면 가족은 다시 모인다.

누군가는 여전히 삐쳐 있고, 누군가는 먼저 말을 건넨다.

오아시스의 무대처럼, 우리 인생의 무대에도

갈등과 화해가 번갈아 흐른다.

결국 중요한 건, 다시 마주 앉는 일이다.

올해 추석, 갤러거 형제의 노래처럼

우리 가족의 오아시스도 다시 피어나길 바라며 —

“Because maybe, you’re gonna be the one that saves me.”

(Oasis – Wonderw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