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는 어디에나 있어.
서울
제주도
베트남
라오스
모로코
그리스
스페인
줄줄이 이어지는 네모난 프레임이
오늘도 아빠를 물어날라 주거든.
우리 아빠는 어디에나 있어.
거울 속
한밤의 천장
지겨운 눈물
어느새 마흔 넘은 곪은 딸
아무리 놓아도 놓아지지 않아서
이제는 낯설어진 칠순 앞둔 아빠 대신
자꾸만 허공에 말을 걸게 되거든.
아빠는 왜 나를 찾지 않아.
아빠는 왜 나를 찾지 않아.
아빠는 왜 나를 찾지 않아.
소식 하나 없는 딸 욕이라도 해야지.
죽었는지 살았는지 관심 하나 없나봐.
우리 우리 아빠는 어디에나 있는데
우리 우리 아빠는 어디에도 없어서
아빠의 순례길 한 걸음 한 걸음에
나도 뒤돌아 걸음을 옮긴다.
캥거루
프리랜서
원가족 안의 나를 다시 들여다보며 더 단단한 오늘을 만들어가는 캥거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