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들이 있다. 기분이 날씨의 영향을 받는 날들
유독 화창해서 에너지를 넘치게 만들어준다거나 비가 내려 우울하게 만든다거나
나는 날씨나 계절의 냄새와 같은 것들에 영향을 잘 받는 편인 것 같다.
오늘이 딱 그런 날이다 !!!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가게 앞을 오다니는 자동차 바퀴와 도로의 물이 마찰하는 소리
상당 부분 액화되어 햇살을 가리게 된 구름으로 어두스름한 바깥과 자연스레 실내까지 어두운 이 순간
아 --- 과제 할 힘이 안 나네 ~~~ !
아주 과거부터 떠올려보자니 소풍을 가거나 친구들을 만날 때면
날씨가 어떻든 계절이 어떻든 그 기분이 날씨를 이겨냈던 것 같은데
요즘 사람들과의 연결이 드문 삶을 살고 있어서일까 날씨의 영향을 참 많이 받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이 기분을 떨쳐낼 수 있을까 잠시 고민해보곤 하지만
금세 '아잇- 몰라' 해버리고 마는 것이다.
주변이 어두워져 기운이 나지 않는다고 하기에는,
나는 해가 지면서부터 눈이 번쩍 뜨이고 가슴 저 깊은 아래 속부터 신나는 마음이 차오른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본가에 살면서 가장 우울한 상황은 명확했다.
주말 낮, 집 안의 모든 불이 꺼지고 모든 가족들이 낮잠을 자는 시간
누군가에게는 평화로운 순간이었겠다마는 나는 그 순간이 그렇게 우울하고 무섭고 불안하고
어디인가 끝도 없이 서러워지는 순간이었다.
그 외에는 밝을수록 기가 빨리는 탓에 집에서도 요리할 때를 제외하고는 내내 간접등만 사용한다.
아무래도 밝아야 할 시간에 어두운 게 싫은 건가 보다
그래도 애써 힘을 끌어모아 해야할 일들을 해내어야지 !!!
기분 탓 ? 무시할 수 없는 것이지만 충분히 이겨낼 힘이 있다 !!!! 아자아자
보미겨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