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도리
N잡러
세 명이 한 가족, 섬에 살아요. "좋은 일 하시네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 업종에 종사하고 있어요. 주위를 둘러보며 걷기를 가장 좋아해요. 때로는 영화를, 소설을, 친구의 이야기를 걸어요.
#28 프라하육아 일기 <혼자 꿋꿋하게> 숲을 가로 지르는 자전거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다. 여름이 저물고, 가을이 오면 하늘은 더 높고 잎사귀들은 빛바랜 색이 된다. 가을나무와 웜톤의 프라하 전경은 꽤 아름다운 전경이다. 빛바랜 건물과 가을빛, 구시가지의 빨간 올드트램과 조합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드디어 가을이 왔다. 프라하의 가을이란 한번 슥…
말이 많을 나이, 24개월
우리 집에 같이 산지도 어느새 2년이 넘은 어린이, 요즘 울음이 줄었다. 사실 줄곧 우는 것만 아니라면, 그의 우는 얼굴을 보고 실없는 웃음이 종종 나오기도 했는데, (나의 엄마는 내 우는 얼굴이 귀여워서 일부러 울리기도 했다고 했다) 최근에는 그 일이 줄어들고 있는 거다. 대신 말이…
발목을 붙잡는 손
한 달이 되어간다. 한국에 도착한 그날부터 지금까지, 시간은 빠르게 흐른 듯하지만, 그 속은 조용히 가라앉은 물처럼 무겁게 차 있었다. 머릿속엔 ‘머피의 법칙’이라는 단어가 자주 떠올랐다.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일들, 뜻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 시간, 그 모든 것이 어떤 법칙이라도 되…
지금 아니면 할 수 없는 일
스무 살부터 지켜 온 나만의 작은 원칙이 있다. 세상에 하고 싶은 건 많고, 시간과 에너지는 유한하니 무언가 선택해야 할 때 스스로 기준을 두었다. 그건 바로 ‘지금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대학 시절엔 교환학생, 사진 동아리, 대외 활동 등 대학생만 할 수 있는 경험을 온전히…
아이의 예쁜 말 기록 노트
아이 입에서 나오는 보석처럼 예쁜 말이 휘발되는 게 아쉬워, 6년 전부터 기록을 시작했다. 세 돌 무렵부터 아이의 순수한 언어를 받아 적는 습관은 나를 위로하고 치유했다. 비이성적이고 비효율적인 육아라는 세계에서 나는 왠지 모를 편안함과 자유를 느꼈다. 아이의 마음을 천천히 들여다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