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도리
N잡러
세 명이 한 가족, 섬에 살아요. "좋은 일 하시네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 업종에 종사하고 있어요. 주위를 둘러보며 걷기를 가장 좋아해요. 때로는 영화를, 소설을, 친구의 이야기를 걸어요.
나쁜 선택
영화 <비커밍 아스트리드>는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으로 유명한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는 아스트리드가 작가가 되기 전 겪은 굵직 사건들을 보여주는데, 여기서 그는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같은 손만 뻗으면 닿는 선택들이 아니라 살면서 …
아이 친구 엄마는 내 친구인가, 안 친구인가.
협소하다면 협소하고, 넓다면 넓었던 내 인간관계의 공통점은 최대한 개인 위주로 기분이 좋으면 만나고, 아니면 말고 식의 기분파 만남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야, 그거 누구 오는데? 걔 와? 나 그럼 갈래. 특정인을 만나기 위한(혹은 피하기 위한) 만남도 가능했다. "지금 되는 사람?""나…
시간을 달리는 워킹맘
"인생은 마라톤이다." 어디선가 들어봤음직한 이 말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인생은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으니 완급 조절을 하라든지, 매사에 꾸준하고 성실히 임하라든지, 인생에는 당연히 부침이 있겠으나 최후에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는 사람이 진짜 승자라든지 하는 교훈 말이다. 하지…
발목을 붙잡는 손
한 달이 되어간다. 한국에 도착한 그날부터 지금까지, 시간은 빠르게 흐른 듯하지만, 그 속은 조용히 가라앉은 물처럼 무겁게 차 있었다. 머릿속엔 ‘머피의 법칙’이라는 단어가 자주 떠올랐다.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일들, 뜻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 시간, 그 모든 것이 어떤 법칙이라도 되…
이름 탐험
11개월쯤부터였다. 책을 읽어주면 잠자코 듣고만 있던 아기가 그 작은 손가락으로 책장을 휙휙 넘기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오른쪽 검지를 들어 그림을 하나 둘 가리키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채지 못했는데 그 그림이 나타내는 물체에 사람이 붙인 이름을 말해주었더니 다른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