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7일 목요일
70대의 여성이 보스 역할을 맡게 되었다며 화제가 된 영화가 있다. 바로 데이빗 프랭클 감독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이다. 전작의 배우들이 다시 모여 제작된 속편인만큼 추억을, 그때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큰 기대를 모았겠지만 시작부터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나이든 여성이 보스 역할을 한다는 게 놀랍고 감사한 일로 느껴진다는 건, 우리는 아직도 기울어진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걸 드러내는 일이다.
그뿐인가, 자신의 손으로 자신이 입고 온 코트를 옷걸이에 거는 미란다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표현된다. 미란다는 패션 잡지사의 보스다. 그런 그녀가 코트를 옷걸이에 거는 걸 어색해한다거나 서툴다는 건 과도한 설정이다. 그렇다면 왜 그런 연출을 했을까 생각해본다. 어쩌면 겉으론 성공한 명예 남성일지라도 속은 사소함을 간직한 여성이라는 걸 드러내기 위해서 였다고 생각한다면 과한걸까.
앤디는 자신의 꿈을 위해 인정받고 있던 회사를 떠난다. 그녀는 꿈을 위해 노력했고 그 꿈에 상당히 다가간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녀는 여전히 명품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동료가 그녀를 보며 '샤넬을 그냥 줬다고?'라며 놀라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에밀리가 애인으로부터 목걸이를 선물받는 모습엔 부러움을 드러낸다. 이 모습도, 그녀는 사소함을 간직한 여성을 보여주기 위한 모습이었다 생각한다면 또한 과한걸까.
악마는 프라다를 입어야 하나? 에밀리의 애인은 성공한 사업가로 등장한다. 그는 수수한(?) 외모를 하고 있다. 첫만남에서 앤디가 놀랄만큼 말이다. 하지만 그는 옷차림이나 외모로 평가받지 않는다. 옷을 47벌이나 입었다며 회자되는 앤디와는 달리 말이다.
정말 이 배우들이 이 시나리오를 선택했다고?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시간이었다.

에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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