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30일 목요일
우리는 모두 각자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 내가 보는 어떤 것은, 다른 사람이 보면 달라진다. 같아질 수가 없다. '빨강'을 머릿속에 떠올린다면, 각자가 모두 다른 '빨강'을 떠올린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누군가는 달게, 누군가는 짜게 느낀다. 우리는 같은 상징물을 보아도 누군가는 안도감을, 누군가는 공포심 느낀다. 우리는 모두가 각자의 세상에 살고 있는 거다.
칸트는 물자체를 우리가 알 수는 없다고 했다. 물자체가 있는지 어떤지도 알 수 없다고 했다. 그저 우리의 감각기관으로 받아들인 표상들을 종합하고 인식할 뿐이라고 했다.
이번에 만난 앙드레 지드는 이와 방향이 다르다. 지드는 무언가, 고유한 무언가가 있다고 한다. "모든 사물은 우리가 아닌 그 사물 자체를 위해 자기만의 중요성을 갖는다." 그러면서 도처에서 신을 만나야 한다고 말한다. 아트만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그의 말을 더 들어보면, 몇몇 곳에는 신이 존재하지 않는 듯 말한다.
"가족이여, 나는 너를 혐오한다! 폐쇄적인 안식처, 굳게 닫힌 문, 행복의 배타적인 소유."
"가장 아름다운 추억도 나에게는 그저 행복의 잔해처럼 보인다."
그는 가족이나 과거를 경멸하는 듯 보인다. 마치 자신은 그 어떤 기원도 없이 그저 존재하는 것마냥 여기는 듯하다.
또 그는 타인들은, 특히 여성들은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 말한다. 자신은 "나는 오직 늘 새롭기만 한 순간 속에서 즉각적으로 살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휴식을 위해 일상을 살아내는 이들을 당연하게 여긴다. 말끔히 정리한 어떤 이의 손길, 묵묵히 반복한 일상을 살아내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삶을 살아내고 때로 새로움을 즐길 여유를 가지며 휴식과 안락 또한 보장받을 수 있음을 간과한다.
책이 쓰인 1897년의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이 책이 지금까지 명저로 읽혀야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에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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