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26일 목요일
우리는 어떻게 사는 것을 '평범한 인생'이라고 말할까? 아, '평범한 인생'이라고 하니 오해가 생기는 듯하다. 평범하지 않은 '특별한 인생'이라는 게 있을 것만 같으니까, 그냥 인생이라고 하자. 인생은 뭘까?
카렐 차페크의 《평범한 인생》에는 살아온 인생을 회고하며 자신의 전기를 쓰려는 사람이 등장한다. 그는 작성한 전기를 살펴보다 '온전한 진실이라고?'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한 번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그러다 자신의 인생에서 자신이 한 명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에게는 행복한 자신, 억척스러운 자신, 우울증 환자였던 자신 등 여덟의 자신이 있었음을 알아챈다.
그는 혼란스러워 한다. 어떻게 하나의 삶을 살아온 자신이 여럿일 수 있는가. 그 중에서 진정한 자신은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어 고통스러워 한다. 그러다 결국 그는 하나의 결론을 내린다.
"그러나 그때의 내가 이 운명들 가운데 어떤 것이었거나, 이 인물들 가운데 누구였든 간에 나는 항상 나였고, 이 나는 늘 동일한 사람이었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이 없는 존재였다."
행복한 나도 '나'이고 억척스러운 나도, 우울증 환자인 나도 '나'이다. 이 중에 어느 하나가 정답인 '나'는 없다. 모두가 정답이고 모두가 오답이다. 그게 인생이지 않을까?
근래 유행하던 MBTI나 테토/에겐 처럼 '나는 대문자 T야.' 혹은 '나는 테토 성향이 강한 사람이야.' 처럼 자신을 고정된 어떤 것으로 만드는 행위가 굉장히 부자연스럽다는걸 이 책을 통해 또 한 번 여실히 느낀다.
'나'는 이러기도 저러기도 하는 게 당연하다는 걸, 그것이 절대 변덕스럽거나 히스테리가 아니라 그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걸 느끼며, 오늘도 유연한 하루를 보낸다.

에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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