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17일 화요일
나는 행복하다. 나는 행복하다고 느낀다. 단, 이 행복한 느낌은 사회 또는 외부와 연결되는 순간 사라진다. TV를 틀면 온갖 광고들이 자신이 보여주는 것을 가지라 말한다. 더 적나라하게 말하면 그것을 갖지 못한 나는 행복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건 비단 TV뿐만이 아니다. 포털 사이트, 뉴스, SNS, 메신저 어플 등 모든 곳에서 행복을 구매하라고 말한다. 어느새 행복은 감정이 아닌 상품이 되었다.
비슷한 느낌은 재테크 시장에서도 느낄 수 있다. 주식이나 코인, 또는 부동산 등 투자와 거리를 둔 삶은 행복한 삶에의 일종의 직무유기를 하는 듯 느끼게 한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투자는 필수라고 말한다.
행복을 위해 또 투자해야 할 곳이 있다. 바로 자신의 계발이다. 자기계발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또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점검하고 상담받고 고쳐나가야 한다.
행복을 쫓다가 병이 날 것만 같다. 왜 사회는 사람들을 가만히두지 못하고 계속해서 행복을 강요하는 걸까. 어째서 사람들은 계속해서 행복해야 한다는 걸 보편적 진리인 양 생각하게 된 걸까.
에바 일루즈, 에드가르 카바나스의 《해피크라시》를 읽고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본다. 현대의 사람들은 인터넷의 발전으로 과거보다 월등히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곳은 과거의 전통적인 만남의 장과는 다르게 다른 사람의 삶을 온전히 알 수 있는 세상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단펀적인 삶만을 마주하며 살아가는 세상은, 보여지는 단편 외의 삶을 쉽게 망각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30명의 사람이 각자 한 달 중 하루의 행복을 업로드한다면, 누군가는 30일간의 행복을 만난다. 30일간 행복이 끊이지 않는 듯하다. 30인의 개인 각자에게는 하루의 행복과 29일의 평범, 또는 불행을 갖고 있지만 SNS를 보면서 그런 생각까지 하는 사람은 없다. 그저 세상은 매일 행복하고 나는 매일 행복하지 못하다. 그러니 행복을 구매하고 행복을 염려한다.
다른 사람들은 가지고 있는데 나는 가지지 못한 것, 누구나 가지고 싶어하는 것, 그렇기에 현대의 행복은 일종의 권력이 되어버렸다. 행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높은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행복조차 권력이 되어버린 곳에서 사람들은 행복할 수 있을까?

에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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