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14일 토요일
이념. 이상적이라 여겨지는 생각은 어째서 사람마다 제각각일까. 또 그 이념을 향한 행동은 왜 이렇게 다를까. 같은 시간,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있어도 이념은 서로가 다를 수 있고, 같은 이념을 향하는 사람들도 그 이념에 도달하는 방법은 또한 다르다.
군인들은 나쁜 세상을 꿈꾸어서 사람들을 죽이는가? 폭도(라고 불리는 사람들)는 나쁜 세상을 꿈꾸어서 경찰서를 폭파할 계획을 세우는가? 그들은 모두 좋은 세상을 꿈꾸었다. 우리 국민의 힘으로 나라를 이끌겠다는 꿈이 있었고, 우리 국민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꿈이 있었고,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살겠다는 꿈이 있었다. 그런데 그들은 어쩌다 같은 결말을 향하게 되었을까.
하명미 감독의 영화 《한란》에는 뚜렷한 두 세력이 등장한다. 권력(힘)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아 어쩌면 권력에 관심 없는 자도 끼울 수 있겠다.
권력을 가진 자로 대표되는 중사는 화를 제외한 감정은 없는듯 보인다. 또 역사도 알려지지 않는다. 아니, 역사가 없는듯 보인다. 그저 사람들을 죽이고 또 죽일 뿐이다. 그게 폭도이든 마을 주민이든 군인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사람의 말이 귀에 들리지 않는 권력 집단을 상징하는 듯 보인다.
그렇지 못한 자는 그 나머지 모두라고 느껴진다. 공산주의자를 구별할 수 있는 눈을 달라고 기도하던 문 일병도, 백기 들고 산을 내려오던 사람들을 보내주려던 군인도, 남편을 찾아 산을 오르던 아진도, 경찰서를 폭파할 계획을 갖고 있던 정남도, 그 모두가. 이들은 감정이 있고 서사가 있고 꿈이 있다. 그저 평범한 사람의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
권력은 사람을 사람으로 보이지 않게 만든다. 역사에 남겨진, 특히 전쟁을 일으켰던 이들 대부분이 괴물로 여겨지기도 하는걸보면 정말 그렇다. 힘으로 다름을 제거하는 것이 이상적일 수 없다는 걸, 이 많은 역사를 짊어지고도 배우지 못하는 걸까.

에그
내 인생의 엔딩 크레디트
한때 어떠한 무리의 관객은 엔딩 크레디트가 모두 올라갈 때까지 상영관 내 조명을 꺼두느냐, 본편 영상이 끝나자마자 환하게 불을 켜 관객이 퇴장하도록 하느냐를 기준으로 그 극장의 '격'을 따졌다. 소위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곳이라면 관객이 영화의 여운을 즐기고, 영화를 만든 모든 사람의 정…
나쁜 선택
영화 <비커밍 아스트리드>는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으로 유명한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는 아스트리드가 작가가 되기 전 겪은 굵직 사건들을 보여주는데, 여기서 그는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같은 손만 뻗으면 닿는 선택들이 아니라 살면서 …
오늘의 기분: 즐거움
(출처: IMDb) <이터널 선샤인>은 앞으로도 잊을 수 없는 영화로 남을 거다. 내게 육아로 서서히 잃어가는 기억의 존재를 확인시켜 준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당신도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는지, 만약 그렇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지, 운명 혹은 고집스러운 취향을 믿는지 …
🎶 Talking Heads, 가족 같은 공동체
Talking Heads, 가족 같은 공동체 – 〈Stop Making Sense〉 4K로 다시 만나다 Talking Heads라는 밴드는 늘 대중에게 조금은 이질적인 위치에 있었다. 롤링 스톤스나 비틀즈처럼 라이브 영상이 흔히 회자되는 그룹도 아니었고, 팬이 아니면 공연 실황을 접하…
🏍️ 음악이 이끄는 디지털 세계 – 영화 〈트론: 아레스〉와 트렌트 레즈너
음악이 이끄는 디지털 세계 – 영화 〈트론: 아레스〉와 트렌트 레즈너 최근 개봉한 〈트론: 아레스(Tron: Ares)〉를 보고 왔다.솔직히 말해, 이번 영화를 꼭 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만든 이유는 스토리보다 ‘음악감독’ 때문이었다.그 이름, 바로 트렌트 레즈너(Trent Rez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