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9일 월요일
낯설지 않다. 이 숨 막힐 듯 어색한 모습들. 함께인 게 자연스러운 시절도 있었는데 우리는 왜 한 공간에 있는게 불편한 사이가 되었을까.
물은 차가 되기도 커피가 되기도 술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모든 마실 것의 근원인 물은 우리의 근원이 같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인걸까. 근원은 물로 서로 같지만 우리는 이미 각자의 모습이 되었다. 누군가는 차가 되었고 누군가는 커피, 누군가는 술이 되었다. 차와 커피와 술이 한 자리에 있는 모습은, 상상해보면, 어색하다.
우리는 각자의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각자의 길을 가고 있으니, 어색함은 단지 어쩔 수 없는 문제일 뿐일까. 그렇지만은 않다. 차도 커피도 술도 물이 없으면 만들어지지 못하니, 딱 그만큼, 딱 물만큼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존재인거다. 가족은. 아버지의 독서 취향이 낯설고, 딸의 롤렉스가 낯설고, 형제의 기호식품 취향이 낯설다하더라도 우리는, 그들이 있음에 안심할 수 있다. 안녕할 수 있다.
서로가 있음에 감사하다.

에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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