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7일 토요일
김유정. 어째서인지 그에게는 높다란 벽이 생겨버렸다. 그뿐만 아니라 어쩌면 교과서에 등장하는 소설가들이 모두 그럴지도 모르겠다.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김유정의 소설집을 손에 들었다. 자의는 아니었다. 요즘 중학생 필독서는 무엇이 있나 찾아보다 김유정의 이름을 발견했다. <봄봄>으로만 기억되던 그를 호기심에 다시 들여다보았다.
내가 선택했던 책에는 <금따는 콩밭>이 가장 먼저 실려있었다. 한 페이지를 읽어내려가는데, 낯설다. 왜 이렇게 낯설지? 말은 왜 이렇게 어렵지? 학생들이 이걸 읽는다고?
요즘 어느 책에서도 만나보기 힘든 낯선 말들과 사투하며 한 편 한 편 읽어내려가다보니 금새 그에게 빠져들었다. 이렇게 사람냄새 나는 글을 쓴 사람인데 어째서 그렇게 높다란 벽으로 가로막혀 있었을까. 요즘 통 맡기 힘든 사람냄새가 여기 그득히 있었다. 1930년대에 쓰여진 소설이, 100년즈음 지난 지금 이렇게나 낯설고도 그립게 느껴지다니. 인물들의 감정에 기대어 솟아난 눈물을 애써 삼킨다.

에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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