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4일 화요일
기억은 현재를 뒤흔든다. 오늘은 한 달 전의 기억으로 인해 뒤흔들리고, 내일은 일 년 전의 기억으로 말미암아 뒤집어질 수 있다. 현재는 과거로 인해 끊임없이 무너진다.
우리는 종종 현재를 버텨낼 수 없을 만큼의 거대한 과거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무엇인가를 한다. 가장 흔하고 가장 손쉬운 방법들은 역설적으로 또다시 나를 무너뜨리곤 한다.
그저 숨이나 쉬고 살기 위해 나는 어떤 일을 해야 하나.
수영 선수는 숨을 쉬기 위해 물 밖으로 고개를 돌려야 한다. 물은 수영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이지만 동시에 물 밖에 나와야만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모순도 가지고 있다.
과거의 기억은 현재를 살아내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현재에만 머무르면 숨을 쉴 수 없다. 숨을 쉬기 위해 현재에서 빠져나올 필요가 있다. 그때 가장 유용한 행위는 글쓰기이다.
글쓰기를 할 때 나는 나에서 빠져나와 나를 바라본다. 현재에서 빠져나와 현재를 보고 과거에서 빠져나와 과거를 본다. 현재(과거)와 적당한 거리를 두었을 때, 수영 선수가 들이마신 숨으로 에너지를 얻는 것과 같이, 삶을 살아낼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혹자는 "이 이야기가 진짜 있었던 이야기냐"고 묻는다. 대답은 "글쎄요". 나에서 빠져나와 나를 바라보는 것만큼 삶을 이어가는데 큰 영양분이 되는 것도 없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에그
한란
2026년 3월 14일 토요일이념. 이상적이라 여겨지는 생각은 어째서 사람마다 제각각일까. 또 그 이념을 향한 행동은 왜 이렇게 다를까. 같은 시간,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있어도 이념은 서로가 다를 수 있고, 같은 이념을 향하는 사람들도 그 이념에 도달하는 방법은 또한 다르다.군인들은 …
가족
2026년 3월 9일 월요일낯설지 않다. 이 숨 막힐 듯 어색한 모습들. 함께인 게 자연스러운 시절도 있었는데 우리는 왜 한 공간에 있는게 불편한 사이가 되었을까.물은 차가 되기도 커피가 되기도 술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모든 마실 것의 근원인 물은 우리의 근원이 같다는 것을 보여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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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4일 수요일사람이 힘든 일을 겪었을 때 그 일이 버거워지는 이유는 단지 그 힘든 일 때문만은 아니라고 한다. 그보다는 그 짐을 누군가와 나누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꾸만 무거워진다.영화 《햄넷》은 셰익스피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셰익스피어가 '햄릿'을 쓴 이유…
왕과 사는 남자
2026년 2월 28일 토요일요즘 사람들을 극장으로 모이게 만드는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는 청령포로 유배를 간 노산군(단종)과 광천골의 엄흥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엄흥도는 촌장으로, 노산군이 먹지 않은 쌀밥을 볼이 미어지게 먹는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으로 그려진다. 촌장이…
영원
2026년 2월 12일 목요일죽음 이후엔 무엇이 있을까? 나는 죽음 이후엔 아무것도 없다고 믿지만, 죽음 이후를 다양한 모습으로 상상하고 그 상상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작품들을 즐긴다.이번 작품에서는 죽은 사람(?)에게 일주일간의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그 기간동안 사람들은 자신의 영원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