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4일 화요일
기억은 현재를 뒤흔든다. 오늘은 한 달 전의 기억으로 인해 뒤흔들리고, 내일은 일 년 전의 기억으로 말미암아 뒤집어질 수 있다. 현재는 과거로 인해 끊임없이 무너진다.
우리는 종종 현재를 버텨낼 수 없을 만큼의 거대한 과거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무엇인가를 한다. 가장 흔하고 가장 손쉬운 방법들은 역설적으로 또다시 나를 무너뜨리곤 한다.
그저 숨이나 쉬고 살기 위해 나는 어떤 일을 해야 하나.
수영 선수는 숨을 쉬기 위해 물 밖으로 고개를 돌려야 한다. 물은 수영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이지만 동시에 물 밖에 나와야만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모순도 가지고 있다.
과거의 기억은 현재를 살아내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현재에만 머무르면 숨을 쉴 수 없다. 숨을 쉬기 위해 현재에서 빠져나올 필요가 있다. 그때 가장 유용한 행위는 글쓰기이다.
글쓰기를 할 때 나는 나에서 빠져나와 나를 바라본다. 현재에서 빠져나와 현재를 보고 과거에서 빠져나와 과거를 본다. 현재(과거)와 적당한 거리를 두었을 때, 수영 선수가 들이마신 숨으로 에너지를 얻는 것과 같이, 삶을 살아낼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혹자는 "이 이야기가 진짜 있었던 이야기냐"고 묻는다. 대답은 "글쎄요". 나에서 빠져나와 나를 바라보는 것만큼 삶을 이어가는데 큰 영양분이 되는 것도 없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에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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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어떠한 무리의 관객은 엔딩 크레디트가 모두 올라갈 때까지 상영관 내 조명을 꺼두느냐, 본편 영상이 끝나자마자 환하게 불을 켜 관객이 퇴장하도록 하느냐를 기준으로 그 극장의 '격'을 따졌다. 소위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곳이라면 관객이 영화의 여운을 즐기고, 영화를 만든 모든 사람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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