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4일 토요일
세상은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어른들과 같은 밥상에서 밥을 먹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할아버지는 언제나 독상을 받으셨고, 할머니와 함께 먹던 밥은 언제나 가장 늦게 먹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밥을 천천히 먹는다고 구박받는게 일상이었다. 지금은 반대로 이전의 경험을 상상할 수 없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의식주 문화 중 하나의 문화가 정반대의 모양이 상식으로 자리잡았는데, 세상이 좋아지지 않았다고, 이전보다 더 나빠졌다고 말할 수는 없을 테다.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나를 경계해야 한다. 세상이 이렇게나 좋아졌는데 뭐가 더 좋아져야 하냐고 여겨서도 안된다. 섣부른 안주도 경계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나의 편견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는 당장의 생존에만 신경을 써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세상이 점점 나아져가고 있는 것처럼 이들의 생활도 나아져가고 있다. 불안하지만 전기를 공급받는 세대가 많아져가고 있고 아이들의 예방접종률도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그쳐서는 안된다.
《팩트풀니스》의 저자 한스 로슬링은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준다. 어느날 아프리카의 생활 환경이 나아지고 있다는 강연을 마치고 난 후 그는 한 청중의 날카로운 지적을 받는다. 청중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극빈층을 벗어나는걸로 만족하고 적당히 가난하게 사는 걸로 만족할거라 생각하냐" 말한다. 이 말은 나도 또한 눈을 뜨게 만들었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극빈층을 벗어나는 것, 그 이상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들을 난민이 아닌, 관광객으로 환영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상상해본 적 없었다. 나는 우리와 그들 사이에 선을 긋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도 극빈층을 벗어나고, 부를 축적하고, 얼마든지 그 부를 다른 곳에 사용할 수도 있을거란 생각을 하지 못했던거다.
저자의 실수담이 내 가슴을 찌른다.

에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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