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등에 기대던 날

2026. 02. 05by퐝퐝

식당에 들어가면 먼저 테이블 간격부터 살펴본다. 

어느 순간부터, 외식할 때 자연스럽게 생긴 

습관이다. 몸이 먼저 편안한 거리를 찾아내는 

법을 익혔기 때문이다.

 

의자를 끌 때 옆 테이블과 부딪히진 않을까, 

목소리를 조금 낮춰야 할까.

이런 걸 신경쓰지 않았던 시절도 있었다.

 

한때, 비좁고 사람들이 붐비는 공간을 좋아했다. 

모르는 테이블에서 오가는 대화와 아는 사람들의 

대화가 뒤섞이는 분위기를 사랑했다.

그 안에 있으면 누가 손님이고 누가 타인인지 

구분이 흐려졌다. 그냥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우리였다.

 

웃음소리가 커지고, 분위기가 달아오르면 이상한 

순간이 찾아왔다.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아 있던

내 등에 낯선 체온이 닿는 걸 느꼈다. 

알고 보니 다른 테이블에 앉은 누군가가 웃다 

몸을 뒤로 젖히며 내 등에 기댄 것이었다.

 

나 역시 몸을 들썩이며 웃다가 누군가의 

등에 기대곤 했다.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아도, 

눈을 마주치지 않아도 서로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사람으로 가득찬 공간 속에서,

나도 기꺼이 그 풍경의 일부가 될 수 있었다.

  

지금은 옆 테이블 대화가 다 들릴 정도로 

가까운 가게를 찾지 않는다. 

하루의 소음을 이미 다 쓰고 온 날들이 많아졌고,

혼자 평온을 유지하는데 익숙해졌다.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폰을 뒤집어 테이블 위에 올려뒀다.

확실히 나만의 공간이 있어야 편안함을 느낀다.


그럼에도 가끔 생각난다.
등받이 없는 의자에서 잠시 타인의 등에 
기대던 날들. 경계가 흐릿해도 괜찮았고, 
모르는 사람과 같은 온도 안에 있어도
충분했던 시간이.


퐝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