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비었다.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없었다.
그래서 뭐라도 집중할 거리가 필요했다.
서랍에서 색종이 한 장을 꺼냈다.
초등학생 이후로 오랜만에 보는 색종이라
기분이 묘했다.
뭘 만들까 생각하다 종이학을 만들기로 했다.
종이학을 천 마리 접으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했던 기억이 났다.
하늘색 색종이를 대각선으로 접었다가 펼쳤다.
다시 반대쪽으로 접었다.
생긴 선들이 색종이 위에 남았다.
아주 오래전에 접어서 잊어버린 줄 알았는데,
손이 접는 순서를 기억하고 있는 게 신기했다.
가운데로 눌러 네모를 만들었다.
날개를 접는데 균형이 맞지 않아 다시 펴고
손끝으로 선을 맞췄다.
앞에 한번 접었던 선이 또렷해서, 두번째로
새로운 선을 만들어 접을 때는 좀 더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됐다.
약간 귀퉁이가 찌그러진 짝짝이 날개가
살짝 눈에 밟히지만, 이만하면 제법 학 같은
모습이 보였다. 완벽하지 않아도, 손끝에 남은
종이학 하나로 마음이 채워졌다.

퐝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