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고구마 빵이 너무 먹고 싶어서 그대로 빵집까지 달려갔다. 마감이 9시라 걱정했는데, 숨 좀 헐떡이며 들어가니
8시 55분.
“고구마 데니쉬 다 나갔어요?”
“하나 남았어요. 오늘 마지막 손님이네요.
오랫동안 찾아줘서 고마워요”
아주머니가 웃으며 말하셨다.
게다가 바질 샌드위치까지 서비스로 챙겨주셔서
더 감사했다.
한 입 베어무니 위에 얹힌 고구마는 달콤한 맛탕 같고
안쪽엔 부드럽게 퍼지는 고구마 무스가 있었다.
데니쉬 결이 바삭하면서도 촉촉해서 씹을수록 행복했다.
먹다 보니 마음이 울컥했다.
이 빵집 곧 문 닫는다고 했지…
10년이나 다녔는데, 이렇게 마지막처럼 먹고 있는 게
믿기지 않았다.아주머니 웃음소리, 고소한 빵 냄새,
포근한 분위기까지 하나하나 다 떠오르면서 찡해졌다.
빵집은 사라져도 여기서 받았던 온기는 오래 기억날 것 같다.
나중에 오늘을 떠올리면 고구마 데니쉬 맛보다 아주머니가 건넨 친절함이 먼저 떠오를 것 같다.

퐝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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