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를 봤다.
요술램프의 주인이 된 사이코패스와 램프의 정령 지니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정작 내 마음을 오래 붙잡아 둔건
주변 인물들이었다.
20년 동안 마트에서 일했지만 여전히 계약직인 강임선이
첫 번째 소원으로 “지점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을 때
그 마음이 이해되면서도 왠지 불안했다.
그녀는 젊은 부지점장에게 멸시를 받고 있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능력 없이 얻은 자리는 그를 더 외롭게
만들었고, 아무도 그를 따르지 않았다.
오래 쌓아온 눈물과 억울함조차, 노력 없이 얻은 자리를
지탱하지는 못했다.
구보경은 여주인공의 고등학교 동창이다.
말단은행원이었던 구보경은 기가영의 통장에 있는
돈을 자신의 통장으로 옮겨달라는 소원을 빌었다가
결국 횡령죄로 직장을 잃었다.
타인을 향한 열등감이 자신을 어디까지 망가뜨릴 수
있는지 그 장면을 보고 알았다.
이 이야기를 보면서 생각했다.
선택의 순간마다 나는 어떤 방향을 바라보고 있을까?
쉽게 얻을 수 있는 길이 보이면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정답을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나는 내가 가는 길이 조금 느리더라도 선한 방향
최소한 나를 부끄럽게 하지 않는 방향이길 바란다는 것.
그리고 노력 없이 얻어낸 성취는 결국 나를 단단하게
해주지 못한다는 사실도 다시 깨달았다.
만약 내 앞에 지니가 나타나 “세 가지 소원을 말해보라”고
한다면 오히려 쉽게 고르지 못할 것 같다.
내가 진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걸 얻은 뒤의 모습까지 상상해야 하니까.
어쩌면 소원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마음, 내 힘으로
나아가려는 용기, 그런 종류의 것을 더 원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퐝퐝
질투: 남을 닮고 싶은 마음
나는 질투가 별로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돌이켜보니 그저 잘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었다. 누군가 나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거나, 내가 오래 매달려온 일을 남들이 쉽게 해내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쓰라렸다.또 과거에 성적이 낮고 자유롭게 지내던 친구가 이제 더 좋은 자리에 자리잡고 행복하…
일상을 멈춰서 보기
일상 속에서 ‘멈춘다’는 게 참 어렵다는 걸 새삼 느낀다. 언제부터였을까. 나는 늘 ‘다음’을 먼저 생각하며 살았다.일을 하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머릿속은 늘 해야 할 일들로 가득했다. 미래를 대비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였을까.지금 내 옆에 있는 사…
부엌에서 찾은 위로
오늘은 장보러 가는 길이 괜히 길게 느껴졌다. 필요한 것만 사야지 다짐했는데, 계산대 앞에 서니 마음이 조금 씁쓸했다. 내 하루가 그대로 계산대 위에 올려진 기분이었다. 친구가 예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요즘 장보는 게 아니라 사냥하는 기분이야.”그땐 웃었는데, 오늘은 그 말이 이상…
제철음식이 사라진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밤이 든 조각 케이크를 샀다. 봄에는 딸기,여름에는 옥수수나 복숭아 디저트를 골라먹는 게 내 작은 행복이다. 소화도 시킬 겸 동네 마트에 들렀다.장 보는 동안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제철 음식이라는 말이 곧 사라질 것 같아.”봄에는 …
문 닫기 5분 전
갑자기 고구마 빵이 너무 먹고 싶어서 그대로 빵집까지 달려갔다. 마감이 9시라 걱정했는데, 숨 좀 헐떡이며 들어가니8시 55분. “고구마 데니쉬 다 나갔어요?” “하나 남았어요. 오늘 마지막 손님이네요. 오랫동안 찾아줘서 고마워요” 아주머니가 웃으며 말하셨다.게다가 바질 샌드위치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