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0일 월요일
포항국제음악제에 다녀왔다. 멘델스존을 테마로 실내악 공연이 펼쳐졌다. 오케스트라 공연은 포항시립교향악단 정기공연을 보러 자주 다니는데 실내악 공연은 정말 귀하다. 귀한 공연, 훌륭한 연주자들의 공연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기쁘다.
첫 곡은 바이올린과 비올라와 함께 한 피아노 3중주, 두 번째 곡은 바이올린 2대와 비올라 2대 그리고 첼로와 함께 한 현악 5중주, 세 번째 곡은 피아노 솔로, 네 번째 곡은 바이올린과 비올라 2대, 첼로와 더블베이스, 피아노까지 함께 한 피아노 6중주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마음에 든 곡은 세 번째 피아노 솔로였다. 연주를 듣는데 지금 이 계절, 가을에 딱 어울리는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쓸쓸하고 외롭고 서늘한 감정이 피아노의 맑은 소리에 묻어났다.
그런 느낌을 받으니 또 궁금해졌다. 어째서 나는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그런 감정을 느끼는걸까. 생물이 아닌 피아노는 당연히(?) 감정이 없을테고, -아 언젠가 어떤 책에서 무생물에도 감정이 있다는 이야길 본 것 같은데..- 그러면 연주자의 감정을 건네받은 것일까. 하지만 연주자는 쓸쓸하고 외로운 감정보다는 당당하고 자신감이 가득한 모습으로 보였는데. 내가 느끼는 감정의 기제가 궁금하다.

에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