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늦가을이면 베란다에 찾아와 주는 아마릴리스! 물만 주는 집에 고맙게도 꽃을 피워 자기 존재를 확인시켜 주는 당당함! 내일은 다이소에 식물 영양제를 사서 꽃의 기운을 돋아 주어야지. 지금 두 송이 피었는데 아직 두 송이를 더 피우고 지겠지. 네 송이를 대칭으로 피우고는 아름다움이 절정일 때 지는 아마릴리스! 꽂말은 자신감! 진심을 담은 용기! 자랑! 씩씩하고 멋스러운 아마릴리스! 온통 잎사귀만 있던 베란다가 꽃이 몇 송이 피어나 화사하다. 이런 맛에 사람들이 식물 집사가 되는가 보다. 아침이 되면 베란다를 콧소리 흥얼거리며 자꾸 내다 보게 된다.

기쁜빛
중등 국어교사로 정년퇴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