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니 포장마차에서 호호 불며 먹던 오뎅과 떡볶이가
그리워진다. 음식의 맛은 추억과 함께 기억된다. 여고시절 친구와
없는 돈을 탈탈 털어 사 먹던 그 맛! 양이 부족해서 더 맛이 있었는지
모른다. 마지막 한 개의 떡을 서로 먹으라고 양보했던 그 시절!
얼굴도 이쁘고 키도 늘씬했던 그 친구는 지금 어디에 살고 있을까?
부모님이 시장에서 장사를 하시니 맏딸이라 동생들 저녁 챙겨야
한다며 동동거리며 집으로 향하던 마음도 착한 내 친구! 이제는
이름도 희미하고 긴 골목길로 서두르며 돌아서던 그 친구의 바쁜
뒷모습만 실루엣으로 남았다. 함께 맛나게 먹던 친구가 없으니
지금 오뎅과 떡볶이는 그 맛이 아니다. 나는 지금 까르르 웃던 그
시절의 여고생도 아니다. 그래도 지난 내 삶의 일부분이었던 오뎅과
떡볶이를 먹어본다. 오래오래 맛을 느끼며 잠시 추억도 반추한다.

기쁜빛
중등 국어교사로 정년퇴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