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를 마치며 잠시 눈을 감아본다.
“오늘 하루는 어땠어?”하고 나에게 조용히 물어본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스쳐 지나간 장면들이 하나씩 떠오른다.
그중 유독 마음에 남는 순간이 하나 있었다.
짧은 이야기를 하나 읽었다.
좁은 칸에 갇힌 돼지와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개의 대화였다.
돼지가 물었다.
“너는 왜 그렇게 자유롭게 다녀?”
개가 잠시 멈칫하더니 조용히 대답했다.
“너와 나는 용도가 달라.
너는 식용이고, 나는 애완용이야.
너는 밥이 되고, 나는 가족이 되지.”
그 말을 듣는 순간, 돼지는 숨이 막혔다.
마음이 먹먹해졌다.
모든 생명은 같은 가치를 지닌 존재라고 믿어왔다.
같은 생명인데, 인간이 정한 '용도'라는 기준 하나로
누군가는 사랑을 받고, 누군가는 잡아먹히는
운명을 가진다니.
그 차이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었다는 걸
알게된 후,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도무지 마음이
따라가지 않았다.
‘용도’라는 단어 하나가 이렇게 잔인할 수 있음을
처음 느꼈다.
생각해보면,이런 구분은 동물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인간 사회에서도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
누군가는 ‘유용하다’는 이유로 선택되고,
누군가는 ‘쓸모없다’는 이유로 밀려난다.
나 역시 누군가의 기대에 맞추려 애쓰며 ‘쓸모 있는 사람’이 되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럴수록 진짜 나는 점점 흐려져 갔다.
'용도'로 세상을 바라보면, 결국 누군가는 상처받는다.
돼지는 인간에게, 인간은 또 다른 인간에게.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기준 안에서 분류되고 소비되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누군가를 볼 때, 먼저 떠올리자.
그 사람은 ‘쓸모’가 아니라, 그 자체로 존재의 이유를
가진 존재라는 것을.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조용히 말해주자.
"너는 쓸모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이미 충분히 소중해"

퐝퐝
오해의 시작
오늘 오후 회의에서 내 의견을 말했는데, 동료가 아무 말 없이 넘어갔다.순간 ‘내 생각을 무시하나?’ 싶어 마음이 상했다. 얼굴이 굳고, 그 뒤로는 대화에 잘 끼지 못했다.그런데 회의가 끝난 뒤 돌아보니, 그 친구가 나를 무시하려던 건 아닌 것 같다.어쩌면 내 말을 되짚어보며 생각하고 …
익숙함에서 벗어나기
처음 어떤 일을 시작할 때는 늘 설렘이 있었다.그때의 나를 떠올리면, 모든 게 낯설고 서툴렀지만 두렵지 않았다.오히려 설렘이 나를 움직이게 했다.시간이 지나면서 그 설렘은 조금씩 사라지고,익숙함이 대신 자리를 잡았다.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비슷한 일을 반복하고,늘 마주치던 사람들과 …
AI시대의 인간다움이란?
[AI와 마음] 수업 3번째 시간이었다.주제는 ‘AI 시대의 인간다움’이었다.심리학 관점에서 AI 상담의 한계와 문제점에 대해 배웠다. 청소년들이 AI 상담사의 말을 전적으로 믿고, 그 결과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무거웠다. ‘언어 모델을 …
계정이 없습니다???
티켓을 예매하려고 로그인했는데, 가입한 계정이 없다고 떴다. 머릿속이 하얘졌다.분명 전에 가입했던 기억이 또렷한데왜 없다고 뜨는거지? 사이트 접속자가 몰렸는지 로딩도 느리고 SNS 계정으로 하나 새로 만드는게 낫나 고민하면서도그 몇 초 사이에 예매가 끝나버리면 어떡하나손끝이 바짝 긴장…
행복한 사람
행복 나태주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영일대 해수욕장을 걷는데, 해상누각에서서예인협회 깃발전을 전시하고 있는게 보였다.거기서 나태주 시인의 시가 마음에 와닿았다. "아....난 행복한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