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강 이후로 미처 다 끝내지 못 한 학기의 것들을 잘 마무리하여 덮어둔 뒤 나의 삶으로 야금야금 돌아오고 있었다.
일주일 중 단 하루도 쉬는 요일 없이 지내온 지난 학기를 거쳐 맞이한 - 월요일, 목요일 - 무려 두 번의 자유 시간이 있는 삶은 꽤나 달콤했다.
'방학 때 해야지' 하며 미뤄왔던 것들 - 쌀 통 세척, 이불 빨래, 카페트 새로 깔기, 규격이 맞지 않는 캣폴 부품 구매 - 그런 일들에 시간을 할애하고,
어떤 방학을 어떤 모습으로 어떤 마음으로 지내고 싶은지 스스로와 깊게 이야기 나누며 6월을 마저 보냈다.
딱 7월 1일 화요일에 느꼈다. 아 - 이제 진짜 내 시간이구나.
그 날은 비록 10시간의 알바를 한 날이었지만, 알바를 하는 와중에도 나를 위한 것들을 상상하는 시간을 보내느라 내심 행복했던 것이 분명하다.
첫 자유의 목요일이 되어, 학기 중 그토록 간절히도 바라던 시간, 포근한 내 침대에서 귀여운 내 고양이들과 따스한 햇살을 속수무책으로 받아내는 시간을 보냈다.
스르르 잠이 들 때까지 고양이들을 쓰다듬고, 빗질을 해주고, 안고 있어도 더 안고 싶은 마음에 더욱 가득히 안았다.
발 끝부터 정수리 끝까지 짜릿한, 피가 솟구치며 눈이 번쩍 뜨이는, 입 안에는 아무것도 없지만 혀까지 달달해지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너무 신나면 종종 소리를 환호를 질러버리고 싶은 욕구가 들지만, 평온하게 규칙적인 골골 소리를 내며 잠을 자고 있는 고양이들을 보며 애써 환호를 삼켜내었다.
잠깐의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는 오랜만에 냉장고를 활짝 열어 유통기한 지난 것들, 잘 먹지 않는 것들을 솎아냈다.
버리면서 쾌감을 얻는 습관은 좋지 않은데, 나는 채우는 과정보다 덜어내는 과정에서 자꾸만 행복을 느끼는 것 같다.
이 경험들이 애초에 과하리만치 채우지 않는 태도를 키우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저녁을 만들어 먹고, 더위를 뚫고 가파른 언덕을 올라내 피아노 학원에도 다녀왔다.
집에 오자마자 이미 땀에 젖은 거, 운동을 하고 시원하게 샤워까지 하고 나와 따끈한 차를 마시며 일기를 쓰고있노라니
마음이 풍요롭다는 게 이거구나 싶었다. 다름 아닌, 내 시간을 내가 쓸 수 있다는 거, 그 감각이 내 마음을 부자로 만들어주는 것만 같았다.
평생 이렇게만 살 수는 없기에 슬쩍 고민해본다.
내 시간을 내가 쓰면서도 먹고 살기 위해서는 내 몸값을 높여야 하는구나.
어떤 방향으로, 어떤 역량을 갈고 닦는 것이 나의 행복을 크게 해치지 않으며 나를 성장시킬 수 있을까.
나는 사실 기존의 '나'에게서 벗어나는 것들을 극도로 잘 하지 못 한다.
영혼 없이라도, 대충이라도 하는 거 - 그런 것들을 정말 정말 못 한다.
지난 26년을 살아온 경험으로 미루어보아, 내가 생각하는 '나'라는 사람에 대한 정보가 있지만서도,
이 쯤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TCI 기질 검사를 예약했다.
평균에서 특정한 방향으로 어떠한 값을 가진다는 거. 단순한 이해를 넘어 그것이 곧 나의 강점이 될 수도 있을 일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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