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것이 나의 일이었던 적이 있다.
현장취재를 하고, 인터뷰를 해서 문장으로, 단락으로 정리해 한 편의 원고를 만드는 것은 제법 익숙한 일이었다.
그렇게 원고를 모아 한 권의 잡지로 만드는 일. 잉크냄새 폴폴 나는 책을 사무실에서 펼쳐보는 일이 좋았다.
독자가 필요한 일이지만 그와 관계없이 그때는 그저 책을 내 손에 받아보는 것만으로 좋았다.
그래서 하고 싶은 얘기는...
나는 얼마 전까지 내가 글을 제법 쉽게 쓸 수 있고, 글쓰는 일에 제법 통달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것은 나의 착각이라는 것도.
언젠가는 나의 이야기를 써보리라 매번 다짐했지만, 매번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고 또 미뤘다.
언제든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기록하지 않았다.
이 모든 핑계 역시 나의 착각에서 시작된 일이었다.
나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쓰는 일은 그간 내가 해온 글쓰기와는 완전히 다른 일이었고,
나의 글이 형편없다는 것도, 조금도 진솔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게 된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백지에 공간을 빠르게 채워갈 수 있는 것이 글을 잘 쓰는 일이 아니었다.
단 한 줄이어도 솔직해야 마음이 전해지는데, 난 여전히 텍스트 뒤에 숨으려고 했다.
텍스트 뒤에 몸을 숨기니 좋은 글이 나올리 없었다.
아, 글쓰기는 나의 업은 아닐 수도 있겠구나... 하는 마음을 먹고 마음을 꺾을 무렵
포포포매거진의 프로젝트가 눈에 보였다.
그래, 매일 15분 글쓰기를 해보자 잘 쓰든 못 쓰든 일단 해보자 마음 먹는다.
어떤 내용이 될지, 어떤 마음을 담을지 모르지만 일단 해보자.
더이상 미루지 말자.
라고 다짐한다.
한 달을 채울 무렵 난 어떤 텍스트 앞에 살짝이나마 나설 수 있는지... 스스로를 지켜보자 다짐한다.

리제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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