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간 몸이 계속 안 좋았다. 사실 아직도 완전히 회복하지는 않았지만,
일상으로 다시 돌아와 해야할 것들을 해내야 하기 때문에 애써 발걸음을 옮겨보고 있다.
몸이 아파버려 반강제적으로 하루를 쉬게 되었더니, 아픈 와중에 내 하루가 오롯이 나에게 있다는 느낌에 마음 한구석이 서글프면서도 내심 좋았다.
고등학생 때부터 약 10년 간 한 달 이상 알바를 쉬어본 적이 없는데, 항상 알바와 학업을 병행하면 학업은 늘 뒷순위가 되었다.
정해진 에너지가 있다면 학업보다는 알바에 쏟아부었다. 돈을 받는 사람이니까 그 값을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다만 학업에 에너지를 쏟는 것은 결국 내 자신을 위해 해야할 일임을 요즘에서야 깨닫는 것 같다.
물론 책임감이 없어도 되는 자리라는 것은 없지만, 비교적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자리를 늘 기피해왔다.
책임감이 생기는 곳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붓는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항상 학업에 있어서는 아무런 역할을 맡지 않고 최소한의 것들만을 하며 얼렁뚱땅 종강해냈다.
그런데 이번 학기 처음으로 불가피하게 (?) 팀장을 맡으며 학업에 꽤 공을 들이게 된 학기였다.
힘들었던 것도 부정할 수 없지만 꽤나 재미있었다.
다음 학기는 내 오랜 로망, 알바를 하지 않고 학업에 100% 집중 하는 학기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 이번 학기 내내 조금 더 무리해서 돈을 벌고 다음 학기 생활비를 저축하고 있다.
이번 방학에는 운동을 좀 열심히 해서 최소한 평균의 체력이라도 준비할 계획이다.
다음 학기 어떤 수업을 듣게 될 지 모르겠지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그토록 꿈에 그리던 학업에 집중하는 삶이라니 !
내일을, 다음을, 미래를 기대하며 사는 현재는 행복해지기 쉽다 !
보미겨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