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에게 월요병이 있다면 학생들에게는 14주차병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12주차까지만 해도 할만하다 싶더니 13주차에 들어서자마자 고꾸라졌다.
너무 힘들었다. 3주만 있으면 종강인데 이 직전이 이렇게나 힘들다니.
종강 전까지 집에 갈 필요가 없었지만 내 상태가 안좋아 가기로 했다.
사람을 만나기가 힘들었다. 원래도 내향적인 성격이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힘들어했지만 이번주는 수업자리에 가는 것도 힘들었다.
사람을 마주친다는 것 만으로 기가 다 빨렸다.
그래서 주일에는 사람이 많이 없는 곳으로 나가 공부를 했다. 지금 심리 상태가 실내에 들어와 있는 것도 힘들어서 밖이 보이는 카페를 찾아 공부하다가 공원에 앉아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정말 단 한사람도 마주치지 않고 한마디도 하지 않고, 내가 느끼는 걸 들여다 볼 수 있는 상태였다.
그제서야 안정이 되었다.
저녁에는 가장 친한 친구를 만났다. 같이 저녁을 먹고 들어가는 길이었다.
주일 저녁부터는 셀모임 등 많은 사람을 만나야하는 시간이라 걱정이 되었는데 만나고 나니 사람들과 함께할 힘이 생겼다.
그 언니에게 말했다.
'나 오늘을 살아갈 힘이 생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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