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수업 중 '빈 의자 기법'이라는 상담기법을 듣게 되었다. 의자를 두개 준비해 놓고, 한쪽에는 내가, 다른 반대편 빈 의자에는 말을 전하고 싶은 대상이 앉아있다고 생각하며 못다한 말을 전하는 것이다.
처음 상담을 받을 때 나도 이 상담을 받아봤던 기억이 난다. 나의 반대편에 앉아있던 건 엄마였다. 당시 엄마는 나에게 너무 애증의 관계였다. 내가 가장 불안해하는 요소, 가장 말하기 두려워하는 대상, 가장 스트레스를 받아하는 상황이었다. 엄마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엄마에 대한 두려움과 실망도 크게 돌아왔던 것 같다.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기대감이 충족되지 못하여 어려움을 겪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나는 그 의자에 누구를 앉힐 수 있을까.
최근 공황증세가 심해져 병원에서 약을 받아오게 되었다. 다시 나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안정제를 먹고도 증세가 멈추지 않아 뜬눈으로 밤을 샐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이제 나를 그 자리에 앉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나, 몸의 마지막 경고를 듣지 못한 나를 그 자리에 앉혀두고 싶다. 혼자 무슨 말을 할지도 미리 생각해봤는데, 나는 상대편에게 ‘왜 나를 돌보지 않았어?’ 라고 묻고 싶다. 그리고 반대편에 가서는 궁극적으로 ‘미안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사랑은 용서와 용서를 구하는 것이 쉬운 관계라고 생각한다. 잦은 용서와 사과는 문제가 있지만, 그 말을 꺼낼 수 있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에게 사과하고 용서할 수 있는게 나를 사랑하는 법이 아닐까.
어쩔 때는 나도 나를 잘 알지 못한다. 말을 하지 않으면 모른다는 건 비단 타인에게만 해당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 나도 나에게 끊임없이 질문해야한다. 나에게 스스로 답변을 해줘야한다. 나에게 끊임없이 되물을 때 나를 알게 된다. 내 마음을 끊임없이 들여다 볼 때 썩기전에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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