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의자

2025. 05. 31by내일모레

상담 수업 중 '빈 의자 기법'이라는 상담기법을 듣게 되었다. 의자를 두개 준비해 놓고, 한쪽에는 내가, 다른 반대편 빈 의자에는 말을 전하고 싶은 대상이 앉아있다고 생각하며 못다한 말을 전하는 것이다. 

처음 상담을 받을 때 나도 이 상담을 받아봤던 기억이 난다. 나의 반대편에 앉아있던 건 엄마였다당시 엄마는 나에게 너무 애증의 관계였다내가 가장 불안해하는 요소가장 말하기 두려워하는 대상가장 스트레스를 받아하는 상황이었다엄마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엄마에 대한 두려움과 실망도 크게 돌아왔던 것 같다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기대감이 충족되지 못하여 어려움을 겪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나는 그 의자에 누구를 앉힐 수 있을까

최근 공황증세가 심해져 병원에서 약을 받아오게 되었다다시 나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이었다안정제를 먹고도 증세가 멈추지 않아 뜬눈으로 밤을 샐 수 밖에 없었다나는 이제 나를 그 자리에 앉히지 않을까 생각한다나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나몸의 마지막 경고를 듣지 못한 나를 그 자리에 앉혀두고 싶다혼자 무슨 말을 할지도 미리 생각해봤는데나는 상대편에게 왜 나를 돌보지 않았어?’ 라고 묻고 싶다그리고 반대편에 가서는 궁극적으로 미안해라는 말을 하고 싶다사랑은 용서와 용서를 구하는 것이 쉬운 관계라고 생각한다잦은 용서와 사과는 문제가 있지만그 말을 꺼낼 수 있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에게 사과하고 용서할 수 있는게 나를 사랑하는 법이 아닐까

어쩔 때는 나도 나를 잘 알지 못한다말을 하지 않으면 모른다는 건 비단 타인에게만 해당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나도 나에게 끊임없이 질문해야한다나에게 스스로 답변을 해줘야한다나에게 끊임없이 되물을 때 나를 알게 된다내 마음을 끊임없이 들여다 볼 때 썩기전에 알 수 있다.

내일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