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에게 문학과 사랑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당연히 "Trivia 承 : Love"라는 곡을 추천할 것이다. 나는 꽤나 오래된 아미이고 거의 탈덕에 가까운 휴덕을 가지고 있는데, 아미이기 때문에 알게 된 노래이지만 아미가 아니더라도 계속 들을 수 밖에 없는 노래이다. RM의 문학적 감수성과 글은 언제나 내 마음을 울린다. 입덕할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에게 랩몬(그 당시는 아직 랩몬이었다 ㅎㅎ)은 영어를 잘하는 방탄 리더 정도에 불과했는데 내가 성장할 수록 그의 가사는 내 마음을 계속 울렸다. 단순한 생각으로는 나올 수 없는 깊은 사유와 배움을 통해 얻게 되는 가사들이었다. 나 또한 글을 즐겨쓰는 사람으로서, 그의 가사는 내 글을 흔들고 삶을 뒤흔든다.
이 노래는 곱씹고 해석할 수록 좋은 가사이다. 단순히 멜로디에 홀려 들어왔다가 가사를 보며 헤어나올 수 없게 된다.
넌 나의 기억을 추억으로 바꿀 사람
사람을 사랑으로 만들 사람
널 알기 전
내 심장은 온통 직선뿐이던 거야
이 '직선'에 관한 이야기는 노래에 계속 등장한다.
난 그냥 사람, 사람, 사람
넌 나의 모든 모서릴 잠식
나를 사랑, 사랑, 사랑
으로 만들어 만들어
'사람'이라는 단어를 '나의 모든 모서리를 잠식'시켜 만든 '사랑'.
저 무수히 많은 직선들 속
내 사랑, 사랑, 사랑
그 위에 살짝 앉음 하트가 돼
그리고 그 'ㅇ'은 살짝 앉으면 하트가 된다.
You make I to an O
I to an O
직선을 동그라미로 만드는 너와
너 땜에 알았어
왜 사람과 사랑이 비슷한 소리가 나는지
그래서 너무 다른 두 글자가 비슷한 소리를 낸다는 걸 알게 된다.
You make live to a love
Live to a love
너 땜에 알았어
왜 사람이 사랑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live에서 love까지. 모두 '너'가 알려주었다고 한다.
I와 U의 거린 멀지만
JKLMNOPQRST
모든 글잘 건너 내가 네게 닿았지
봐 내와 네도 똑같은 소리가 나잖아
그냥 보기만 해도 미친 가사.
https://youtu.be/GiKZ_4EkYsA?si=rd95e3sCyUQKuOj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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