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8일 일요일
이번 학기 처음으로 해가 떠 있을 때 모든 과제가 끝났다.
항상 숨을 쉬는 모든 순간에 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는 상태였는데,
축제 기간이 끼어 있어 그런가, 어째 예상치 못 하게 더 이상 해야 하는 과제가 없는 시간을 마주했다.
당장이라도 뛰어나가 놀고 싶었지만, 알바 중이었기 때문에 그럴 수는 없었고,
퇴근하고 많은 것들을 해야지 - 하며 에너지를 비축했다.
퇴근하자마자 밀린 설거지, 빨래, 냉장고 정리, 분리 배출, 드레스룸을 정리하고
서울 다녀온 짐 가방을 드디어 풀었다. 늘 하듯 고양이들 밥도 주고 양치도 시키고
해둔 밥이 다 떨어져서 밥도 새로 하고 곧바로 소분도 하고, 개운하고 여유롭게 샤워까지 했다.
일기를 쓰고 나니 얼레, 2시다. 분명 어제는 내일 푹 쉬어야지 했던 것 같은데
왜 또 할 거 하고 나니까 새벽인 거람. 학교 과제가 끝났댔지 내 삶의 task가 끝난 것은 아니었는데.
우하하 이번 학기 주 7일 인간으로 지내며 단 하루도 마음 편히 쉴 수 없다는 게 재밌으면서도 종종 지치긴 한다.
뭐 .. 몇 시간도 안 가 또 지친다는 것을 잊어버리곤 하지만 !
주변에서 나를 지켜보는 친구들은 말한다. '중요하고 급한 일이 끝난 날에는 모든 걸 미뤄두고 하루라도 푹 쉬어 제발 ~~~'
중요하고 급한 일이 끝났으면 중요하고 급하지 않은 일을 해야지 ! 더 미루면 중요성은 더 커지기만 한다.
물론, 나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건네는 애정의 표현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나는 가만 있는 것을 잘 못하는 걸 ...
어떻게 보면 할 일이 많은 사람이라기보다, 할 일을 항상 찾는 사람인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그 모든 일을 하는 과정 ( 과제 말고 ... ) 자체를 즐기다 보니 후딱 하고 치워버리는 게 아니라
느긋하게 할 일들 ( 주로 집안일 ) 을 잔뜩 음미하며 시간을 써서 늘 바쁜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 하루다.
아차, 중요한 걸 잊었다. 월요일 2교시는 늘 온라인이었는데, 내일은 오프라인 ...
평소보다 최소 2시간 일찍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새벽 2시가 되어서야 깨달아버렸다.
oopsy ... 어쩌겠는가 알아차린 순간 바로 눈을 감아버려야지 ! 그것이 지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
날씨가 더 쨍쨍해지면, 조만간 이불 빨래도 냥빨도 해치워버려야지.
나를 둘러싼 가장 큰 두 가지가 뽀송해질 생각에 벌써부터 콧구멍이 벌렁거린다 =3
이런 것들이 행복한 사람인데 어떻게 쉬겠어 !
보미겨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