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7일 토요일
어제 새벽 4시가 되어서야 집에 도착했다. 바로 고양이들 밥 주고 씻고 기절 -
오늘 못 일어날까봐 걱정 했는데 다행히 일찍 일어나져서 무사히 출근했다.
분명 어제 이 시간에는 서울이었는데 다시 아주 보통의 일상, 그 하루 속에 있다는 게 어색했다.
사람은 참 적응의 동물이라고, 고작 1박 2일의 변화가 늘상의 일상을 낯설게 만든다는 것이 새삼 신기하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온 만큼, 바쁜 일상을 쪼개어 즐기다 온 만큼,
그 시간을 원동력 삼아 나는 또 내 일상을 더욱 잘 살아내어야지 !
어렸을 때 이제 겨우 용돈 모아 친구들과 경주, 조금 무리하면 대구,
이렇게 놀러다닐 때 교통비에 대한 가치를 생각해보던 적이 있었다.
사실 정말 일부를 제외하고는 그 지역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이랄 게 갈수록 적어지는데,
왜 우리는 절대 적지 않은 교통비와, 왕복 시간을 할애하여 다른 곳을 여행하는 걸까 ?
어렸을 때에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냥 괜히 ! 타지를 왔으니 똑같은 밥을 먹고 똑같은 풍경을 봐도 다르게 느껴지는 거 아닐까 ?
일종의 착각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내가 사는 이 도시, 포항도 누군가에게는 여행지이니,
나도 여행을 온 것처럼 마인드셋을 가지고 교통비와 시간을 아껴 포항에서 더욱 진득하게 놀자 ! 주의였다.
이번 서울을 다녀오면서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학생들이 돈을 내고서라도 집이 아닌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는 것처럼
물리적으로까지 일상과 떼어져있어야 조금의 이 여행에, 힐링에 집중할 수 있는 것 같고,
괜히 기분탓으로라도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렇게 기분탓으로라도 특별하게 느낄 수 있는 경험 자체에 돈과 시간을 지불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내 일상으로 돌아와 지난 여행의 기억들을 잔잔히 여러 날에 거쳐 음미하는 이 시간마저도
이 여행의 일부인 것 같다. 또 열심히 지내고 또 놀러다녀야지 :)
보미겨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