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시골쥐의 상경 이야기

2025. 05. 17by보미겨우리

2025년 5월 15일 목요일

 

포항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 시골쥐의 첫 서울 구경 !

나에게 서울이라고 하면 초등학생 때 수학여행으로 갔던 것 같은데 ... 하는 정도의 기억과

각종 매체나 SNS, 상경한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로 미루어보아 무엇인가 굉장히 치열한 도시의 느낌이다.

땅값도 월세도 물가도 비싸고 인구 자체가 많다보니 그만큼 독특한 사람들도 많은

짱구 아빠의 출근 지하철처럼 복작복작 정신 없는 그런 곳이라는 생각이라 늘 포항에서 평생 살고 싶게한,

어찌보면 나에게는 너무 무서웠던 그 곳 !!! 그래도 취업을 준비하게 되기 전에 한 번은 가보고 싶었다.

 

소풍이라도 가는 것 마냥 전 날 도무지 일찍 잠에 들지 못 했다.

그렇게 조금의 잠을 자고 목요일의 수업을 끝내고 곧장 포항역으로 향했다.

서울을 향하는 ktx도 대구 가려고나 타봤지 진짜 서울 가려고 서울행 ktx를 타게 되다니 감개무량했다.

현생을 잊을 수는 없기에 목요일까지였던 과제를 기차에서 호다닥하고 잠시 핫스팟을 연결해 제출했다.

미리 했어야 했는데 결국 미리 하지 못 하고 17인치 노트북을 챙겨들고 서울을 돌아다닐 생각을 하니 아찔했지만 자업자득인 것을

그것을 또 받아들이는 나는 어엿한 성인. 이 되고자 늘 노력해야하지 않겠는가

 

서울역에 도착했는데 사람들이 참 많았다.

어디로 가야하는지, 어디가 어디인지 파악하기 위해 멈춰설 겨를도 없이 바지런히 걸음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을 피해 얼렁뚱땅 역 밖으로 나왔다.

역시나 역 밖에도 사람들이 참 많았고 또 내내 걸음을 재촉하더라는 풍경이었다. 다들 왜 그렇게 바쁘신가요 !!!

역 밖에 나와 바깥 공기를 들이마시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숙소로 향했다.

지하철 도착 시간을 찾아보는데 무슨 5분마다 지하철이 오더라, 서울 ... 좋긴 하네

동시에 궁금해졌다. 이렇게 지하철이 자주 오는데 왜 다들 바삐 사는 거지 ? 나는 학교만 해도 배차가 20분이 넘기에 서둘러야하는데

이렇게 교통이 잘 되어 있는 곳에서도 바삐 살아야 한다면 그들은 그 5분 5분이 중요한 삶을 살고 있는가보다 하는 생각과 함께

나는 ... 아무래도 포항이 좋다 .. ^^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에 도착하니 아무것도 안 했는데 기가 쪼옥 빠졌다. 30분 정도 이 치열한 서울에서 안전히 (?) 격리되어 있는 틈을 타 에너지를 충전하고

평소 즐겨 보던 하트시그널 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왔던 프렌치 식당으로 향했다. 음 ! 맛있었다.

포항에서는 은근히 맛집이라고 할 만한 곳을 찾기가 참 어려운데, 서울에는 맛집이 많겠다는 것 정도는 좋아보였다.

밥을 먹고는 소화를 위해 주변을 걸어다녔는데 온통 높고 네모난 건물들 투성이었다.

도르마무 마냥 모든 길거리가 같아보여서 이 사람들은 지도 없이 길을 어떻게 찾나 신기한 마음이 들었다.

또, 처음 들어보는 회사, 2000년 대 초반에 듣고 못 들어본 회사, 유명한 회사 등의 높은 건물들이 즐비해있었다.

 

서울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다들 바쁘다 ... 어디를 그리 바삐 가고 그렇게 도착한 곳에서는 또 얼만큼 바삐 움직일까

이 사람들 .. 잠은 잘 자나 ? 환경에 따른 일상의 변화가 궁금해지는 하루였다. 무작위의 사람들을 이렇게까지 관찰해본 건 참 오랜만이었다.

 

 

 

보미겨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