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에도 벅차게 불안하고, 속이 시끄러울 때가 있다. 오늘이 딱 그랬다. 학교에서 진행될 설명회 때문에 청년부 수련회, 그것도 하필 저녁 먹는 시간에 자리를 비우게 됐다. 숙소가 워낙 숲속이라 데이터조차 안 터진다는 소문에 와이파이가 없을까 봐서 걱정이고, 혼자 줌으로 참여해서 교수님께 더 부각되어 보일까 봐 어깨가 더 무거웠다. 사실 걱정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분리해서 할 수 있는 걸 고치면 되는 건데, 막상 불안을 직면할 땐 그게 쉽진 않다. 차분하게 생각하려고, 일단 숙소 주변에 와이파이가 있는지 물어봤고 숙소 측에도 문의했다. 그제야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불안 말고 또 다른 감정은 짜증이었다. 카탈로그를 제작할 때, 난 분명 이사님께 몇 번이고 확인을 부탁드렸는데, 왜 마지막 완성을 하고 나서야 PDM 기준으로 내용 전체 수정을 요청하시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꼭 필요한 거냐, 이게 왜 필요한 거냐?” 묻기도 하시면서도, 결국은 꼭 PDM과 내용을 맞히라고 하시니 더 당황스럽다. 그 때문에 속에 있는 레이아웃도 전부 다시 수정해야 하는데, 그걸 알고 계신 건지… 왜 일은 항상 이렇게 체계 없이 사람을 무력하게 만드는 건지 너무 답답하다. 처음부터 체계 있게 내용을 전달해 주셨다면, 내가 오타 내서 뻘뻘 거릴 일도, 수정하다 내용이 빠질 일도 없었을 텐데. 왜 매번 일 진행이 이런 식이어야 하는지 답답하고, 체계 있는 회사에서는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일이 흘러가는지 정말 알고 싶다.
suaroum